◎“중개인 김씨 거짓말” 납득안돼/실명화 문의 당사자 말 엇갈려/1천억서 4천억 와전도 석연찮아서석재 전 총무처장관이 9일 검찰에 출두해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발언의 전모를 밝혔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검찰은 서전장관과 김일창(55)씨등 중개인 7명을 조사한 결과 『문제의 비자금은 카지노업체등의 자금으로 추정되고 전직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의 발표내용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가장 큰 의문은 서전장관이 문제의 비자금을 전직대통령 측근 소유인 것으로 믿게된 과정이다. 검찰에 의하면 서전장관에게 비자금 실명화방안을 최종적으로 문의한 김씨가 카지노업체의 검은 돈임을 숨기기 위해 『과거 정권을 잡았던 사람의 돈』이라며 전경환씨가 비자금의 주인인 것처럼 암시, 서전장관이 이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오랜 세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현직장관이자 현정권의 실세를 상대로 쉽게 발각될 거짓말을 한 점과 서전장관이 정치적 파문이 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이말을 쉽게 믿었다는 점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둘째, 서전장관이 들은 4천억원의 비자금액수와 송석린(62)씨등 중개인이 주장하는 1천억원과는 무려 3천억원의 차이가 나는 점이다. 검찰은 이에대해 『김씨가 송씨로부터 4천억원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송씨는 이를 부인했다』며 『다른 중개인들도 한결같이 1천억원이라고 말해 김씨가 서전장관에게 부풀려 이야기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1천억원을 4천억원으로 과장해야 할 이유가 석연치 않고, 특히 2천억원을 국고에 환납하겠다고 제의한 부분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셋째, 서전장관이 한이헌 경제수석 관계기관에 실명화방안을 문의한 경위다. 서전장관은 청와대의 한 오찬후 한수석에게 『이런 해괴한 일도 있다』며 실명화여부를 문의했으나 한수석이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고 진술했다.
서전장관의 진술대로라면 상식밖의 일인지를 잘 알면서 왜 은밀히 최고위층 경제관료에게 이를 문의했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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