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파고드는 “맑고 고운소리”/철저한 시장조사·단계적 투자 「만만적 경영」/2년만에 흑자… 97년 시장점유율 10%자신영창악기의 중국진출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91년 1백30만달러투자로 시작한 영창의 중국공략은 이제 중국최대의 생산설비를 갖춘 피아노완제품 공장가동으로 결실을 보고있다. 불과 4년만의 일이다.
6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이 피아노공장은 톈진(천진)시 동려구에 있다. 천진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4월초 방문했을 때는 정상가동을 앞두고 사원용 운동장을 만들고 정원을 조성하는등 마무리준비가 한창이었다. 대지 3만6천평에다 연건평 1만6천평이 조금 넘는다. 공장건물은 기숙사 식당 체련장등을 완비한 3층짜리로 국내 어느 공장에 비해 손색이 없다.
3천9백20만달러가 투자된 이 공장은 수직커브를 그리는 중국의 피아노시장을 석권하려는 영창의 현지거점이다. 한중합작으로 영창이 90.8%를 투자했다. 중국파트너는 땅만 댔다. 내년에 2만대를 만들고 97년에는 5만대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 중 70%를 중국내수시장에서 판다. 영창은 이미 2000년까지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전역에 2백곳 이상의 매장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짜놓았다.
영창은 공장이 풀가동하는 97년이면 중국피아노시장의 10%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완제품공장이 없었던 94년도의 경우 홍콩의 중개상을 통해 4천여대를 팔았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박경남 총경리는 중국의 시장성에 대해 『급속한 경제발전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의 해안지역의 인구만해도 3억이 넘는다. 게다가 1자녀갖기정책으로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높아 수년내 피아노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낙관했다.
그러나 영창이 천진공장의 성공을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7년여동안 중국시장에서 닦은 노하우다. 영창은 88년 여느 기업처럼 인건비를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중국현지공장을 떠올렸다. 이후 영창은 91년 천진에 피아노용프레임공장을 지을 때까지 4년동안 동종기업으로부터 지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전조사를 철저히 했다. 인건비가 낮다는 이점만을 생각하고 무턱대고 중국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큰코 다친 다른 기업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영창은 4년간의 조사뒤에도 거액투자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위해 투자 첫해인 91년에 우선 프레임공장을 짓는데 1백30만달러를 투자했다. 뒤이어 94년에 5백40만달러를 추가해 프레임공장설비를 확장했다. 공장가동 2년만인 93년부터 흑자경영이 이뤄지자 경영진이 추가투자를 승인한 것이다.
프레임공장의 성공비결에는 철저한 사전조사외에도 박사장의 경영수완과 현지화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일례로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이면 으레 겪는 노사분규가 영창의 경우 한 번도 없었다. 완제품공장은 직원이 1천5백명이나 되지만 본사직원은 박사장과 부사장 경리등 3명뿐이며 조선족역시 10명이 안된다. 나머지는 모두 중국인이다.
88년 시장조사시작, 91년 피아노용 프레임공장투자, 94년 프레임공장설비확장 및 완제품공장착공, 95년 6월 완제품공장가동으로 이어지는 영창의 중국공략은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만만적)를 경영전략으로 채택한 성공사례이다. 『몇해 뒤면 모든 중국인들이 「온 세상에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라는 우리의 로고송을 흥얼거릴 것이며 영창피아노를 찾을 것입니다』 박사장의 목소리는 자신에 차있다.<톈진=이동국 기자>톈진=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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