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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합의후 북·미경협 탐색단계”/어제 LA서 대북투자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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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합의후 북·미경협 탐색단계”/어제 LA서 대북투자 세미나

입력
199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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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진출을 원하는 미국 기업인들을 위한 대북한 투자전력 세미나가 4일 미 LA 코리아타운내 하버드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LA소재 컨설팅회사인 「오&해시그」(대표 오공단 전 랜드연구소 연구원)와 국제경영연구원(IMPI,원장 제임스 유)이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공사와 미 국무부의 데이비드 브라운 한국과장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한공사와 제임스 유 IMRI 원장의 발표문을 각각 간추린다.<편집자 주> ◎유엔주재 북대표부 한성렬 공사 발표문/“나진·선봉 자유로운 진출 보장/미 직접무역 등 허용을”

▷북한의 대외 경제정책◁

북한이 대외 경제정책 수행과정에서 일관되게 견지해온 노선은 자유경제무역지대의 개발과 합영합작정책등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은 91년 나진·선봉지구를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한 이래 이 지역을 세계 최대의 중계무역및 가공생산기지로 개발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개발계획의 모체는 91년 10월 평양에서 유엔개발계획의 후원하에 발족한 「두만강지역 개발계획 관리위원회」이다. 여기에는 남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일본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같은 나진·선봉개발계획에 따라 매년 약 1백여개의 외국투자 대표단이 현지를 참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참관인원은 1천여명에 이른다.

미국측에서는 92년 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대 명예교수가 최초로 방문한 이래 「니코」 「스탠튼그룹」 「머피그룹」대표자들의 방문이 뒤따랐다. 이밖에도 「제너럴 모터스」 「포드」등 많은 회사들이 나진·선봉지대 개발에 투자할 의향을 표시하고 그에 필요한 조사를 진행했다.

북한은 91년 12월28일 채택된 정무원 결정과 92년 4월9일 개정된 헌법등에 따라 모든 외국 기업체와 투자가들에게 나진·선봉지대안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은 특히 이 지역안에서 최장 50년까지 토지를 임대할 수 있고 수출가공에 필요한 노동력을 손쉽게 채용할 수 있다.

또한 93년4월 발표된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 10대강령」은 자본의 사적소유 및 외국자본과의 공동권리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남한을 비롯한 외국자본이 아무런 불안감없이 두만강개발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기업, 특히 미주 동포기업의 북한투자는 북·미 경제관계 뿐만 아니라 양국간의 정치외교 관계수립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다. 나아가 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의 긴장완화및 동북아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조속히, 전면적으로 철폐하기를 바란다. 미국이 지난 1월 취한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할 뿐 아무런 혜택도 가져다 주지 못했다. 미국은 1천4백만달러 상당에 달하는 북한해외자산 동결을 아직도 해제하지 않고 있으며 제3국 은행에서 북한의 달러결제를 여전히 허용치 않고 있다. 미국은 상호 신뢰구축을 촉구하고 있는 제네바 합의에 따라 미국기업인들에 대한 대북 직접투자와 직접무역을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도 미국기업의 대북 무역및 투자는 가능하다. 미국기업들이 상무부나 재무부의 허가를 받아 북한과 직접 거래한 사례는 적지않다.

일례로 「니코」회사는 91년부터 미국산 밀을 북한에 수출하고 일부는 신용장으로, 일부는 아연을 받는 방식으로 1억달러어치를 거래했다. 이 회사가 미국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밀 교역액은 10억달러 이상이다.

◎제임스 유 미 IMRI 원장 발표문/“미 기업들 북투자 다양한 시도/개방 확대돼야 구체화”

▷미 기업의 북 진출현황◁

미국기업들의 북한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볼때 북한은 아직 「검증되지 못한」 시장이다.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자세도 서투르고 조사활동에 필요한 문호도 충분히 열려있지 않다.

게다가 북한과 비즈니스를 추진할 정도로 숙련된 인력도 충분치 못하다. 대북 기업정보도 취약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접촉창구도 비좁기만 하다.

북한 정부나 기업들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해외시장의 동향에 무지함은 물론 자국기업에 대해 외국기업이 어느 정도의 위험도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를 모른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제네바합의 이후 현실에 바탕을 둔 경제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대북진출 유형을 분석해 보면 향후 북·미간 경협패턴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고 판매하려는 합작방식이다. 미코메탈사와 미네랄 테크놀로지사가 북한산 마그네사이트를 구입키로 한 예가 대표적이다. 마그네사이트는 북한이 전세계 매장량 1위를 자랑하는데 제철공장에서 용광로의 내화벽돌이나 내화물질 원료로 사용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의 거점확보를 노리는 경우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CNN 방송등 상당수 기업들이 전진기지의 확보 문제를 타진중이다.

북한에서의 신용카드 규모는 94년초까지만 해도 월평균 4만달러 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0만달러가 넘는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외에도 비자 마스터카드등이 나진·선봉지역의 개발과 함께 잠재 고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북 진출을 노리고 있다.

셋째, 간접자본에 직접 뛰어든 회사들도 있다. 통신분야의 AT&T와 MCI, 에너지부분의 스탠튼그룹등이 이에 속한다. AT&T는 북한과의 직통전화 서비스 이외에도 통신기자재 판매를 위한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스탠튼그룹은 나진·선봉지역에 가동중단 상태인 2백㎿급 화력발전소를 인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한편 유럽에서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해외시장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넷째,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통한 북한진출 시도이다. 상당수의 미기업들은 94년 이후 북한시장 진출을 중요한 사업과제로 잡고 이같은 업무를 아·태지역 본부로 이관했다. 이들 미기업의 분포는 농산물을 비롯한 1차산업에서부터 금융 제조업 통신 전자 하이테크 산업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기업들은 당분간 북·미관계 정상화의 추이를 예의 주시해가면서 단계적인 대북 경협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북·미 경제교류가 북한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위해서는 북한측의 개방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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