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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50돌」 남의집 잔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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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50돌」 남의집 잔치인가

입력
1995.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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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기념작 광복절개봉 한편도 없어/중 종전기념 초대작 제작열기와 대조적지금 중국에서는 초대작 영화 한 편의 마무리가 한창이다. 1937년 12월13일부터 6주간에 걸쳐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난징(남경)대학살」을 다루는 영화 「초화협 대학살」(가제)이다.

감독(오자우)은 중국, 남자 주연(진한)은 타이완, 여자주연(사오토메 아이)은 일본이 각각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이 작품은 난징대학살에 휘말린 한 중국 지식인과 그의 일본인 아내를 통해 일본의 만행을 고발한다. 일본은 이 사건에서 30여만명의 중국인을 학살했다.

오자우감독이 『종전 50년을 기념해 사상 초유의 대작을 남긴다』는 기치를 걸고 제작을 시작하자 중국정부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연말께 완성돼 전세계에 공개된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이같이 광복 50주년을 기념할 만한 영화 한 편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93년 2월 「사상 최고 대작」이라고 요란하게 떠들며 제작에 들어간 「애니 깽」(감독 김호선)은 제작자와 감독의 갈등으로 2년이 지나도록 촬영을 끝내지 못했고, 정지영감독도「종군위안부」를 만들려다 제작 여건상 포기해 버렸다.

올해가 영화탄생 1백주년인 것을 생각하면 더욱 부끄럽다. 뒤늦게 고대 한·일간 무술대결을 담을 「싸울아비」나 통일을 소재로 한 「카루나」등이 제작중이고, 재미감독 김효천도 미국에서 종군위안부의 얘기인 「데이신다이(정신대)」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나 작품성으로 보아 모두 광복50주년 기념작으로 내세우기는 어려운 영화이다.

구한말 멕시코 유카탄반도 애니깽(선인장)농장에 팔려간 한국인 남녀 1천33명의 파란에 찬 수난사를 임성민과 장미희 주연으로 담을 예정이었던 「애니깽」은 영화진흥공사로부터 대작영화제작지원금 10억원을 받은 작품.

총제작비 20억원을 투입해 95년 2월까지 완성시키기로 하고, 이미 93년 3월부터 9월까지의 멕시코 로케를 포함해 90%정도 촬영을 끝냈었다.

그러나 제작사인 합동영화사가 제작비 초과지원을 거부한데 따른 마찰로 2년여 가까이 제작이 중단됐다. 다행히 최근 영화사가 추가제작비 3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해 지난달말 국내 마무리 제작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주연배우인 임성민의 입원으로 또 다시 난관에 부딪쳤다.

김호선감독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9월까지는 완성해 연말이나 내년초에 개봉하겠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인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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