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방지 특수표식 안 나타나/고성능 사용땐 육안식별불능/컴퓨터기기 유통제한 없어… 대량위조 우려【대전·대구=전성우·정광진 기자】 최근 대전·대구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10만원권 위조수표들은 기존의 컬러복사기가 아니라 고성능 컴퓨터 컬러스캐너와 컬러프린터를 이용한 신종 첨단수법으로 만들어진 사실이 2일 밝혀졌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이날 한국조폐공사 화폐감식반의 정밀감정 결과 이 위조수표들은 컬러스캐너로 원본수표를 읽어 컴퓨터에 입력한 뒤 컬러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표를 감식한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번의 위조수표는 컬러프린터 용지를 사용해 컬러복사한 기존의 위폐 등에 비해 색·선명도가 다소 떨어진다』며 『그러나 컴퓨터전문가가 개입, 고성능장비를 사용할 경우 기존 컬러복사기에 비해 육안식별이 불가능할 정도의 훨씬 정교한 위폐 등의 대량제작이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수표 등을 컬러복사하면 수표전면에 「X」표시가 나타나도록 특수표식을 삽입했으나 컬러프린터를 사용할 경우 이러한 위조방지 표시가 나타나지 않는 등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날 대전 조흥은행 도마동지점과 대흥동 G카페, 대구 외환은행 덕산동지점에서 10만원권 위조수표가 각각 1장씩이 추가로 발견돼 지금까지 발견된 위조수표는 대전에서 6장, 대구에서 2장 등 모두 8장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원본수표(가아31517094)는 지난달 22일 권모(32·대학원생)씨가 국민은행 대전중촌동지점에서 발급받아 동양백화점에서 상품권 구입에 사용했으며 같은날 30대남자가 1만원권 10장을 주고 이 수표를 바꿔간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자와 위조수표를 사용한 남자의 인상착의가 동일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키 167가량에 스포츠머리를 한 30대남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수배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번 수표 위조사건에 사용된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다고 설명한다. 우선 원본수표를 컬러스캐너(SCANNER)로 컴퓨터에 입력·보관시킨 뒤 「포토숍」같은 2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 파일을 모니터에 띄우고 수표의 색, 선명도, 밝기 등을 마음대로 조작해 컬러프린터로 인쇄한다는 것이다.
현재 용산전자상가 등 전국의 컴퓨터상가에서는 컬러스캐너가 5백만∼1천5백만원, 컬러잉크젯프린터는 60만∼8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들 기기들은 컬러복사기와 달리 수입 유통 등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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