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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사상 첫 남북 심포지엄/유경식당 만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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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사상 첫 남북 심포지엄/유경식당 만찬 이모저모

입력
199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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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50년 극복 「북경 한마음」/북초청으로 2시간30분 “화기”/“우리는 하나” 술·담배 주고 받아/남북노래 돌려 부르며 감회도분단 50년으로 쌓인 마음의 벽은 이번 베이징(북경)통일학술회의를 통해 양측이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남북·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의 첫날 스케줄을 마친 31일 하오 베이징 야윈촌(아운촌)에 위치한 북한정부 직영 유경식당에서 열린 만찬은 흥겨운 분위기속에서 2시간30여분가량 열렸다.

이날 만찬은 북측의 초청에 의해 이뤄졌다. 북측의 만찬초청은 현지 관계자들에게 이례적인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6월말 베이징에서 열린 대북 쌀지원 제2차 남북실무자회의 당시 우리 대사관측이 북측 실무자들을 초청, 만찬을 주재했으나 북측은 이와 관련, 아무런 답례초청이 없었고 최근 남북관계자들의 비공식석상 접촉이 생소했기 때문.

이날 만찬은 모두 5개테이블로 나뉘어 각자 회의장에서 나누지 못한 대화 등을 허심탄회하게 하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북측의 김경남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각 테이블을 돌며 들쭉술 「백두산」을 한 사람씩 따라주는 정성을 보였다. 김부소장은 『들쭉은 압록강 이남의 백두산 구석진 부분에서만 난다』며 『들쭉은 생산량이 제한돼 아주 귀한 손님이 방문할 경우에만 들쭉술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술을 주고 받던 학자들은 한쪽이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자 다른쪽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최장집 고려대교수는 북측 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에게 『북측학자들과 직접 통일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니 통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양측의 동질성을 통해 이질성을 끌어 안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실장은 이에 『저 역시 통일이 그리 멀지만은 않은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대화가 필요하며 학자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북측관계자들은 미리 준비한 영광담배를 남측학자들에게 권하자 권만학 경희대교수는 『담배맛이 생각보다 순하다』며 『향이 독특한 것 같다』고 북측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만찬자리는 대부분의 남북·해외학자들이 첫날 회의를 마치고 긴장감을 풀려는듯 거나한 취기속에서 즉석 노래향연으로 이어졌다.

평양에서 파견나온 유경식당의 20대 여종업원들은 『이번 통일학술회의의 성사를 축하한다』며 「반갑습니다」를 합창했다. 남북학자들은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를 보냈고 연이어 터져나온 재창 열기에 이들은 다시 북한가요 「휘파람」을 멋드러지게 불러 더욱 흥을 돋웠다. 이어 한국일보사 특별취재반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눈물젖은 두만강」을 열창했다.

남북·해외학자들은 이 두 곡을 들으며 모두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고 북측 한 원로학자는 한동안 감회어린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특히 해외학자들은 이정식 미펜실베이니아대교수의 어깨춤에 맞춰 「아리랑」을 열창, 다함께 합창으로 이어지면서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흰 상의에 검정스커트를 입은 유경식당 여종업원 김금희(22)양은 『태어나서 남북·해외동포가 한데 어울려 이렇게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본 적조차 없다』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 서울에도 가보고 싶다』고 신기한듯 감격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2시간30여분간의 이날 만찬이 끝나자 남북·해외학자들은 버스 2대에 분승해 서로의 숙소로 나뉘어 헤어지면서 둘째날 회의에서는 보다 더 솔직하고 진지하게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좁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베이징=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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