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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 작년이후 M&A 급증추세/금융이어 미디어도 본격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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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 작년이후 M&A 급증추세/금융이어 미디어도 본격화 예상

입력
199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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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와 캐피털 시티즈 ABC의 합병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다시 불붙은 기업간 인수 합병(M&A)붐을 상징하는 것임과 동시에 미디어 분야의 활발한 제휴를 예고하는 사건이다.1백90억달러 짜리 이번 합병은 규모면에서 미국 기업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89년 RJR 나비스코와 콜베르그 크라비스 로버츠의 2백50억달러 짜리 M&A에 다음 가는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미디어 분야에서 M&A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ABC 뿐 아니라 CBS와 NBC 등 미국의 거대 방송사들은 격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거대 자본과 합병을 추진해왔다. CNN 소유주인 테드 터너의 터너TV(TBC)와 가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이들 방송의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조사전문기관인 시큐리티즈 데이터에 의하면 올 상반기 중 미국 기업들의 M&A 투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1천6백44억달러를 기록,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 미국의 M&A 총액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88년의 M&A 규모 3천3백60억달러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금융 분야가 가장 활발해 프리트 파이낸셜과 쇼마트 내셔널(총 72억달러), 퍼스트 유니온과 퍼스트 피델리티(총 54억달러) 등 은행들이 하나로 합쳤고 정보 통신분야에서는 퍼스트 데이터와 퍼스트 파이낸셜 매니지먼트(60억달러)의 합병이 가장 규모가 컸다. 컴퓨터 업계에서는 퍼스컴의 공룡 IBM이 소프트웨어의 강자 로터스를 인수함으로써 애플 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에 맞서 컴퓨터 시장을 둘로 가르는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탈냉전으로 설 자리를 잃고 비틀거리던 군수업체 마틴 마리에타가 록히드와 합쳐 세계 최대의 군수업체로 다시 태어난 것도 지난 1월의 일이다.

90년대 들어 가라앉았던 M&A 붐이 이처럼 다시 일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호황으로 기업의 여유자금이 넉넉해진데다 기업 규제가 늦춰진 데 힘입은 것이다. 올 1·4분기 중 미국 기업의 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48%나 늘었으며 빌 클린턴 미행정부는 최근 은행과 증권의 겸업 금지법을 폐지하는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달러화의 약세 덕분에 전보다 싼 값에 미국 기업을 사들일 수 있게 된 유럽과 일본 등 외국기업들이 미국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80년대의 M&A 붐이 무자비한 기업 사냥꾼들의 차액 건지기 놀이판을 이뤘던 것과 달리 최근의 M & A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생존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영화 방송 출판 컴퓨터 등 미디어 연관 분야의 제휴는 정보혁명 시대의 새로운 산업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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