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혁계속”에 모두들 함구/금융실명제 등 보완 건의도 일축1일 청와대에서 1시간동안 열린 김영삼 대통령과 민자당 당무위원·상근당직자들의 조찬모임은 시종 긴장되고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뭔가 변화가 있기를 바랐던 당지도부의 기대와 달리 김대통령이 예의 강한 어투로 정국의 추를 확실히 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행사는 식사와 김대통령의 당부로 간단히 끝났다. 참석자들중 누구도 발언을 신청하지 않았고 발언의 기회도 없었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김대통령은 모임이 끝날 무렵 10여분동안 국내문제를 언급하며 당을 위무하는 듯하면서도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최근 당내 동요움직임을 의식한 듯, 『우리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새로운 결심을 할 시기가 왔다』며 『개개인이 국가와 국민, 당을 생각하는 큰 의미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또 『내년 총선에서 여러분의 승리를 위해 당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해 「대폭 물갈이설」로 흔들리는 의원들을 달랬다.
김대통령은 이어 『변화없이 우리는 절대로 안되며 변화와 개혁을 취임초와 똑같이 추진하겠다』 『원칙에 입각해 두려움없이 변화와 개혁을 통해 대도와 정도를 걸어가겠다』며 확고한 개혁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김대통령은 또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등 개혁정책에 대해 『대담하고 옳은 결정이었고 이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없다』고 말해 당의 보완건의를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김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경제에서의 차지하는 위상을 특별히 강조, 개혁정책으로 인해 파생되는 국민불편사항을 시정해 달라는 당측의 주장을 배려했다.
김대통령은 논란이 계속돼온 구총독부 중앙박물관철거가 『광복 50주년을 맞아 가장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민족의 정통성을 위해 식민통치의 상징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국민의 소망』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김대통령이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과 당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일부 참석자들은 「우리가」가 아닌 「중진들은」이었다고 주장하며 『김대통령이 당지도체제 개편과 관련한 중진들의 때이른 세다툼 양상을 겨냥해 경고를 보낸게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