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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 통일학술회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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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 통일학술회의(사설)

입력
199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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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통일은 지난 50년간 우리 겨레가 멍에처럼 짊어지고 온 숙원이요 반드시 완성해야 할 역사적 과제다. 그동안 통일문제를 놓고 남북한 당국자간에 숱한 협상을 벌여 왔었지만 이념·사상 및 정치적 이해의 차이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었다.따라서 분단 50주년을 보름 앞두고 한국일보사 주관으로 남북한 및 해외의 우리 학자들이 북경에서 어제와 오늘 이틀간 학술회의를 갖고 통일의 문제점과 방안에 관해 깊이 있는 토론을 가진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경우 처음으로 남북한 학자들이 모여 통일문제를 학술적으로 분석, 토론하는 자리인데다가 북한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행사라 하겠다.

지금까지 남북간의 통일논의가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한 이유는 몇가지로 들 수 있다. 첫째는 상대방의 통일방안을 단한번의 검토자세 없이 무조건 거부한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남한은 현재 화해, 교류·협력, 국가연합의 1민족 1국가의 3단계로 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제시했으며 또 북한은 80년 10월 6차당대회에서 소위 연방제통일방안을 채택했다지만 남북은 서로 검토조차 하지 않고 거부했던 것이다.

다음 이유는 상호통일노력을 경계와 불신의 시각으로 보아 온 것이다. 남쪽은 북한이 6·25에 이은 한반도 적화획책으로, 북한은 남한의 통일방안을 북한체제의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의 구상으로 경계했었다.

셋째로 통일논의가 진전은 커녕 불신의 대상이 된 것은 북한이 정권수립 이후 한반도 적화의 꿈을 단 한번도 수정하지 않은채 대남교란을 위한 통일전선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한 휴전협정위반, 어부등 각계인사납치, 대남비방과 선동등을 계속해 오고 근년에 와선 핵개발위협으로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때문에 남북한 학자들이 「통일의 3대원칙과 화해협력」 「한반도의 통일방식」등 2개분과로 나누어 남북한 통일방안의 장·단점을 분석, 지적하고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를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통일노력과 기반구축 방안을 모색한 것은 앞으로 통일논의를 보다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 한반도는 냉전구도와 공산체제가 와해된 뒤에도 유일한 적대 상태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변환경은 엄청나게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최초의 통일문제에 관한 학술토론회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변화를 예고하는 징조로도 해석할 수 있다.

첫날 토론결과 남북및 해외학자들은 통일에의 접근방식과 통일해법에 대해 완연한 시각차이를 드러냈다.하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대로 통일문제는 단 한번의 토론으로 결론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없다. 이런 방식의 토론을 자주 또 정례적으로, 북경이 아닌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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