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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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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누구를) 도와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전쟁의 비극에 대해 회상 할 수는 있다』 지난 27일 미상원을 방문, 20여년만에 모습을 보인 쑹메이링(송미령·고 장개석 대만총통부인)여사는 그를 반긴 의원등 귀빈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일 승전 50주년을 맞아 미군에 대한 후의에 보답키 위해 마련된 연회장엔 최근의 미·중갈등을 의식, 카터 레이건 부시등 전직 대통령과 행정부지도자들이 모두 불참해 「냉엄한 국제현실」을 더욱 실감케 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또 파티도중 벽에 걸린 루스벨트 처칠 트루먼등 50년전 연합국 지도자들의 초상화를 보며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달의 리덩후이(이등휘)대만총통 미국방문으로 촉발된 미·중 중·대만간의 마찰과 갈등이 점점 위험수위를 육박해 가고 있다. 미·중간엔 양측의 대사가 소환되더니 서로의 고위급 방문계획이 일시에 취소되고 중국에서의 미국국적 인권운동가 구금으로 사태가 더욱 꼬여 간다. ◆중·대만간엔 해협공해상에서 군사무력시위가 일어 먼저 중국측의 미사일발사시험에 이어 양안지역 군부대들이 전쟁일보전의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다. 28일엔 대만측의 핵개발 검토성마저 나돌아 더욱 긴장감을 높이는 가운데 「제한된 범위안에서의 위협」임을 서로가 믿는다면서도 사태의 진전이 어쩐지 고삐가 풀린 모습이기도 하다. ◆한때는 「동양의 여걸」로, 또 한때는 「비운의 자매」로 그리고 지금은 「2차대전의 유일한 생존주역」으로 불리고 있는 쑹여사가 오랜만의 외출에서 두 조국에 보내려 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마 화평 이었을 것이다. 전쟁은 분명 비극임을 강조한 그의 말에서 느끼게 되는 뉘앙스다. 두 조국은 쑹여사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괴로운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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