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후 정치판도 변화기류 반영 주목/두야총재 위상강화·건재과시 의도 분석도6·27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대표가 31일 오랜만에 대좌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동은 김영삼 대통령이 3부요인과 함께 정당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미국방문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5월 김대통령과 이기택민주당총재간의 회담이후 1년2개월여만에 여야영수회담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신당창당으로 정계에 복귀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가칭) 상임고문은 아직 창당전이라 초청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민주총재와 김종필자민련총재가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이를 둘러싼 여야 각 정파간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더욱이 여야 공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여야영수들간의 대좌가 「신3김시대」의 전개여부와 관련해 흥미를 더하고 있다.
물론 청와대측은 이번 회동의 정치적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정치적인 현안을 놓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열리던 과거의 여야영수회담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회동에는 야당총재들 뿐 아니라 3부요인들이 함께 초청돼 순수한 의미의 여야영수회담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야권은 다소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김대중씨의 신당창당으로 인한 분당사태로 곤경에 빠진 이민주총재는 이번 청와대회동을 국면전환의 카드로 활용하려는 눈치다. 민주당총재로서의 기득권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한편 다른 야당, 특히 새정치국민회의측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호재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낳고 있다. 지난해 5월이후 줄기차게 여야영수회담을 추진해 온 이총재입장에선 이번 회동을 계기로 여권핵심부와 관계개선을 도모하고 약화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만회하려는 동인으로 여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의 김총재로서도 이번 회동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자민련의 입장에선 오히려 지방선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세를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총재로서는 김대통령이 자신을 이번 회동에 초청함으로써 정국구도에서 자민련의 실체를 인정받는다는 의미와 함께 명실상부한 야당대표로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실리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회동에 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동 이후 「3김 회담」이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새정치국민회의의 김상임고문도 오는 9월 신당창당대회를 마친 뒤에는 당당한 제1야당 대표로서의 위치인 만큼 청와대의 정당대표 초청행사는 물론 김대통령과의 단독회동도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국이 민자 신당 자민련 민주당의 신4당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김대통령이 두김총재를 대화파트너로 인정해 「3김회담」을 현실화할 지는 미지수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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