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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열풍/유석근 체육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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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열풍/유석근 체육부장(메아리)

입력
1995.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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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노모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금년 2월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 건너가 곧바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일본의 노모 히데오(26·LA다저스)는 벌써 7승(2패)을 기록하고 삼진도 1백39개를 잡아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모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LA구장은 일장기가 휩쓸고 햄버거나 핫도그 대신 생선초밥이 팔리곤 한다. 관중은 일본인이나 미국인이나 LA의 새 영웅 노모를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 전 미국인의 관심이 집중된 올스타전서 노모는 선발투수로 나와 몸을 1백80도 뒤트는 특유의 토네이도(회오리) 투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달 영국에서 벌어진 테니스 최고 권위의 윔블던대회. 여기서는 마쓰오카 슈조가 세계 상위랭커들을 연파하며 일본 남자선수로는 사상 처음 8강까지 진출했다. 여자부에서는 다테와 사와마쓰가 각각 8강, 32강에 오르며 황색돌풍을 일으켰다.

요즘 미국 프로골프 시니어투어를 보면 역시 일본의 아오키가 잭 니클로스, 개리 플레이어등과 어울려 여유있게 라운드하는 모습이 자주 띈다. 위성방송의 보급과 케이블 TV 스포츠 채널의 탄생으로 안방에서 세계 최고 스타들의 경기를 생생하게 접하게 된 국내 스포츠팬들의 아쉬움은 커지기만 한다.

우리의 선동렬(해태)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면…. 선은 노모보다 7살이 많은 33세이지만 최근에도 시속 1백55의 강속구를 던졌다 해서 화제이다.이 화제가 국내에서만 맴도는게 안타깝다. 전성기의 선동렬을 생각하면 결코 현재의 노모에 뒤질 게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더욱 아깝다.

마쓰오카는 80년대말만해도 한국의 유진선,김봉수와 맞붙으면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유, 김은 아시아 정복을 끝으로 사라진 반면 20대초부터 국제무대에 전념한 마쓰오카는 10년만에 윔블던의 스타로 우뚝섰다.

선동렬은 93년 일본에서 스카우트제의가 있었고, 본인과 많은 팬들이 보다 큰 무대에 나가 겨뤄 보기를 희망했지만 결국 소속팀의 성적을 위해 주저 앉아야 했다. 유진선 김봉수의 경우 역시 봉급의 대가로 국내대회에 몸바쳐야 했다.

우리도 유럽에 나가면 「차붐(차범근)」덕택에 어깨가 으쓱하던 시절이 있었고 일본은 그러한 스타를 가진 한국을 부러워 했으나 이제는 완전 입장이 뒤바뀌었다.

뒤늦게나마 삼성이 박성희를 집중지원, 여자 테니스 세계79위까지 올려놓고 현대도 전미라(여자 테니스 세계주니어 2위)를 대스타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다행이나 이들에 대한 지원도 조금 일찍 시작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획득에 전념하던 국가의 스포츠 육성 전략이 수정되어야 할 뿐 아니라 우수선수들을 육성해온 기업들도 일본의 성공사례를 거울삼아 스포츠의 세계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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