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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 삼풍참사 한달… 현장만 겨우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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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 삼풍참사 한달… 현장만 겨우 수습

입력
199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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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않는 상처 “산넘어 산”/보상­지급원칙 마련안돼 협상도 못해/철거­B동제외 A동은 조속철거 방침/실종­「인정사망」 싸고 공방 계속될듯29일로 만 한달째를 맞고있는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는 시신없는 실종자처리문제,잔해철거및 부지사용문제,사상자 보상문제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유형의 과제뿐만 아니라 백화점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사법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국민법감정상의 괴리문제, 잇따른 대형참사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팽배현상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무형의 과제를 더 많이 남겼다고 할수가 있다. 삼풍붕괴 참사는 시간의 흐름속에 잊혀져 가고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마지막 대형참사」로 기록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망자 보상◁

사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원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전례에 비추어 볼때 일괄 타결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책본부측은 일단 신원 미확인 시신 47구의 신원이 밝혀져야 보상주체와 방법등 구체적인 보상문제에 들어갈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책본부측은 삼풍측이 보상할 경우 부동산 처분에 따른 시일문제, 보상금지급 가능여부등이 불확실하다고 보고있다. 서울시가 지급하고 삼풍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은 시의 예산배정이 쉽지않아 정부측에 대책마련을 건의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보상액은 개인의 직업 연령등을 고려한 손해배상액과 위로금으로 나뉜다. 위로금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 대구가스폭발사고때 위로금은 1억7천만원으로 여기에 평균 손해배상액을 더하면 사망자 1인당 평균 2억6천만원이 돌아갔다. 아현동 가스폭발때는 위로금이 1인당 1억2천만원정도로 손해배상액을 합해 1인당 2억원이었다.

9백33명에 이르는 부상자들에 대한 치료및 보상금지급은 사망자 보상보다 훨씬 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치료비외에 입원기간의 영업손실보상, 후유증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등이 거론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책본부측은 일단 시예산으로 부상자 치료비를 일단 병원측에 지불한 뒤 후에 삼풍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백화점 철거 및 부지◁

대책본부측은 A동 엘리베이터타워 부분을 관할 서초구청이 주관해 철거를 대집행하기로 하고 조만간 철거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B동건물은 당장의 붕괴위험이 없는데다 삼풍의 사유재산이어서 당장 철거에 나설수 없는 형편이다. 백화점이 철거된 곳에는 새로운 상가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들이 주변 황금상권의 길목인 이 부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종자 처리◁

실종자가족들은 경찰수사를 통해 실종자로 드러나면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모두 사망자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신없는 실종자의 인정사망처리를 둘러싸고 대책본부와 실종자가족간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박진용 기자>

◎「기적의 3인」 그후/밤마다 악몽… 참사후유증 시달려

강남성모병원 5층병동에서 병실을 마주하고 있는 기적의 생존자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 박승현(19)양은 겉으로 보기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다. 그러나 밤늦도록 잠을 못이루고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구조당시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던 최군은 의료진의 검진결과 「정상」판정이 내려져 이달말께 퇴원하려 했으나 지난 26일께 간이상증세가 나타나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또 작은 소리에도 놀라는등 정신적 후유증이 심해 내과와 정신과치료도 받고 있다.

박양 역시 아직도 「어둠」을 무서워하고 있다. 보호자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 우측다리의 상처 때문에 27일 수술을 받고 현재 걸음이 불편한 상태다.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양은 혼자서 병원 앞뜰을 거닐 정도다. 하지만 아직도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한다.

주치의 박조현 교수는 『외과적인 치료는 모두 끝나 유양과 박양의 경우 이르면 다음주께 퇴원시킬 예정이지만 이들도 정신과 진료를 위해 당분간 통원치료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들은 영원히 삼풍참사의 아픈 기억을 떨쳐 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염영남 기자>

◎실종자수 미스터리/총 100명 신고… 실종확인 73명/미확인시신빼도 16명 “오리무중”

삼풍참사 실종자수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28일 현재 실종신고자수는 1백명. 실종자가족위원회측은 자체조사 결과 73명을 「틀림없는 실종자」로 집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혈액검사를 받은 실종자 가족도 73명이다. 그러나 미확인시신 47구와 10구정도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부분시신 93점의 신원이 밝혀져도 최소한 16명은 「시신없는 실종자」로 남는다.

이들은 어디로 갔는가. 우선 건물붕괴과정에서 산산이 부서져 잔해더미와 함께 유실됐을 가능성이다. 실종자가족들은 시신수습이 엉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지도 매립장에서만 부분시신 30여점이 나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사실 난지도를 뒤지지 않았다면 이들 시신이 잔해더미와 함께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또 불에 타 흔적조차 안남기고 사라졌을 수도 있다. 붕괴현장에서는 열흘이상 화재가 계속됐고 발굴된 시신가운데는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실종 미스터리는 사고장소가 항공기나 선박처럼 승선기록이 남지 않는 백화점이라는 점에서 끝내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당시 백화점안에 있었다는 주장도, 없었다는 반론도 똑같이 증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김성호 기자>

◎되돌아본 삼풍참사/인명·재산피해/사망·실종자 558명 물적피해만 2,000억대 추정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28일 현재 사망 4백58명(남자 96명, 여자 3백60명, 성별미상 2명) 부상 9백33명(중상 1백63명, 경상 1백62명, 치료후 귀가 6백8명) 실종 1백명등 1천5백여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중에는 아직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감식중인 47구의 시신이 포함돼 있으며 난지도등에서도 실종자의 신체일부로 추정되는 93점이 발굴돼 국과수의 확인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정확한 재산피해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붕괴및 파손된 백화점 A,B동의 건축비와 철거비, 매장물품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어림잡아 2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대책본부는 추정하고 있다.

◎검·경 수사결과/설계·시공 등 총체적 부실판명 30명 사법처리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신광옥 서울지검 2차장)는 삼풍백화점 이준(73)회장과 이한상(42)사장등 최고경영진과 이충우(60) 황철민(53)전서초구청장등 공무원, 설계·시공·감리책임자등 19명을 구속하는등 모두 30명을 사법처리했다. 이중 이회장등 11명은 이미 기소됐으며 전서초구청 주택계장 양주환(44)씨등 달아난 공무원·공사관계자 5명에게는 사전영장이 발부돼 있다.

검·경 수사결과 삼풍백화점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감리부실등이 복합작용해 붕괴됐으며 특히 5층과 옥상의 과다한 하중이 붕괴의 최초원인으로 밝혀졌다.

◎사회적 파장/안전·구난체계 경종… 건강한 신세대상 확인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는 정부수립후 최악의 인재라는 오명을 남겼지만 우리사회에 뿌리깊이 남아있는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재해대응체계를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재해발생시 효율적인 구조·구난작업을 위해 재난관리법이 제정돼 삼풍백화점일대가 첫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됐다. 삼풍백화점붕괴의 여파로 백화점 학교등 대형건축물에 대한 안전진단이 유행처럼 번졌고 특히 신도시등 아파트단지에서는 불법구조변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한편 최명석(20)군등 3명의 잇따른 극적생환은 나약하고 자기이익에만 밝다는 신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선입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실종자가족 표정/시신실종 더 큰 아픔 「인정사망」 등 대책요구

삼풍백화점현장에서 시신발굴작업은 이미 끝났지만 1백명에 이르는 실종자들이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아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삼풍사고 실종자가족위원회(위원장 김상호)회원 50여명은 백화점붕괴 초기 대책본부가 건물잔해물을 버린 난지도와 염곡동 매립지에서 매일 수색작업을 벌여 90여점의 부분시신을 찾아냈다. 실종자가족들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에 대해서는 「인정사망」조치를 취해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대책본부가 난색을 표명해 법적 처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이현주·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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