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교육통해 전인격체양성 자랑올해로 개교 56년을 맞은 서울중앙여고(교장 임형빈)는 입시지옥 속에서도 다양한 특별활동과 생활관 교육등을 맛볼 수 있는 보기드문 학교다.
27일 상오11시. 교문에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생활관에서는 학생 25명이 어머님을 초청해 다과회를 열고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학생들은 4박5일 동안 배운 예법에 따라 차를 나르고 과일을 깎고 절을 한다. 어머니들은 어엿한 숙녀티가 나는 딸들을 대견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중앙여고는 65년 생활관을 건립, 30년동안 고1 학생들을 입소시켜 전통예절과 직장예절등을 가르쳐 왔다. 「참된 사람, 실력있는 여성, 질서있는 국민」을 교훈으로 하고 있는 학교답게 여성으로서의 몸가짐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등 현실적인 여성교육도 병행한다.
1학년 김향숙(16)양은 『친구들과 함께 식사도 준비하고 생활하는 것이 즐겁고 다도 등 새로운 것을 배우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중앙여고는 교내에 학생 오케스트라를 둘 정도로 특별활동을 활발히 한다. 5층의 수양회실에는 20여개의 개인연습실이 있어 학생들이 언제라도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지금은 오케스트라단원을 채우는 것도 힘들지만 60년대엔 전국순회연주를 할 정도로 이름이 높았다.
학생들은 가야금 연주와 사군자 치는 법도 배운다. 학교에서 제공한 가야금으로 연습을 시작한 학생들은 1년정도가 지나면 민요 아리랑 정도는 쉽게 뜯을 수 있는 실력이 된다. 사군자는 미술시간을 통해 배우는데 먹가는 법부터 시작해 사군자의 기본을 익히게 된다.
이 학교가 특히 자랑으로 삼고 있는 것은 무감독고사. 모든 시험이 감독교사 없이 치러진다. 교사는 교실 밖에 서 있다가 시험문안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답안지를 바꿔줄 뿐이다. 정직은 서로가 믿는 가운데 생긴다는 신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병순 교감은 『인문계 학교이기 때문에 입시준비교육을 안할 순 없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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