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진출도 협의… 통상마찰은 안다뤄”/「미국구상」 등 질문엔 “국내정치 얘기말자”김영삼 대통령은 27일 워싱턴 캐피털 힐튼호텔에서 워싱턴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남북문제, 집권 후반기 개혁구상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한 소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이다.
―지자제 선거이후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비롯, 정계개편 논의가 무성하다. 「미국 구상」이라는 말까지 있는데.
『그 말은 언론이 만든 것이다. 국내 정치 이야기는 일절 하지 말자. 여기서 서울에 가끔 전화하지만 주로 태풍피해 이야기를 한다』
―집권 후반기의 정국운영 구상은.
『취임하기전 언론들은 금융실명제 하나만 제대로 하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뒤 금융실명제가 잘못된 일인양 비판하는 신문이 있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하면 토지실명제를 포함한 실명제에 대한 지지는 압도적이다. 극소수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이 저항하더라도 싸워 변화와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
―취임 초기와는 달리 언로가 막혀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상도동 시절에는 누구라도 찾아오면 다 만났지만 이제는 사람들을 다 만날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도 나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직언하는 비서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이번 방미 성과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문제는 남북문제였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래 나는 재임중 무슨일이 있어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70∼80%의 정력을 여기에 쏟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를 한미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완전히 합의했다.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따른 문제도 협의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 북한의 기도에 대한 논의도 있었나.
『남북문제에 관한한 미국의 입장은 당사자 해결원칙을 지지한다. 제 3자가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북한과 비밀채널이 가동되고 있는가.
『묘한 질문이다. 설사 가지고 있다 해도 공개할 수가 있겠는가』
―광복절에 획기적인 대북제의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취임이후 지금까지 대북문제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대단히 어려운 국면도 있었으나 조용히 해결했다. 대북제의 문제는 그냥 넘어가자. 또 설사 며칠뒤에 할 이야기가 있더라도 여기서 하면 어떻게 하나』
―한미 통상문제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나.
『양국의 엄청난 교역규모로 볼 때 통상마찰은 흔히 있게 마련이다. 이번 회담에서 통상마찰 이야기는 없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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