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협력·통상문제등 폭넓은 의견교환/안보외 외교·경제분야도 대화채널구축/대북경협 등 공동보조 다짐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27일 낮(현지시간)정상회담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동안의 양국 동맹관계를 되새겨보고 21세기 아태시대를 위한 양국간의 동반자관계를 재정립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후 함께 참석한 한국전 참전기념비 제막식이 상징하듯 그동안 한미 양국은 미국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관계에 입각,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져왔다.
그러나 공산주의의 붕괴로 인한 신국제질서의 형성, WTO출범에 따른 국제경제질서의 개편 등으로 양국은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보다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협력관계의 폭을 넓힐 필요를 느끼게 됐다. 때문에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대통령은 아태지역의 중심국가로서 21세기를 위한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를 구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이같은 공감대 아래 양국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 한미 안보협력관계, 북한핵문제, 한미 통상관계, 동북아 및 아태지역 협력문제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우선 남북문제에 관해 이날 회담에서 「대북공동전략 고위협의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을 제일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주체사상을 신조로 삼아온 북한 정권이 쌀과 관련,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원조를 요청한 것 같은 큰 변화의 조짐을 보임에 따라 대북경제협력 등에서도 공동보조를 취할 필요성이 생겼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한미안보협의체 외에도 외교와 경제의 측면에서도 한미간에 대화채널이 가동되게 됐다.
이같은 합의아래 양국 대통령은 향후 주변국들의 대북경제협력이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원칙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은 쌀제공을 계기로 한 우리 정부의 대화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북한의 외국투자유치와 대외원조 확보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부와 발을 맞추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양국 대통령은 최근 중요현안이 되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문제는 남북한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정전체제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미국에 대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한미 양국이 공동대응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논의되어온 「2+2」방식이든,「2+4」방식이든 기본적으로는 남북한간에 이루어지는 협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도 북한의 개방·개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남북관계의 진전과 병행해 나가야한다는데 양국 대통령은 의견을 모았다.
양국 대통령은 이와 더불어 콸라룸푸르회담의 성공적 타결로 대북경수로사업이 중요한 진전을 보게 된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 향후 북·미합의의 이행문제에 있어서 양국 정부가 긴밀한 협의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경수로사업을 KEDO가 주축이 되어 추진해 나가게 된 상황에 대해 양국 정부가 KEDO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약속했다.<워싱턴=신재민 기자>워싱턴=신재민>
◎김 대통령 방미 이모저모/“미 참전용사에 감사전하러 왔다”/양국정상 회담장이동중 시종 웃음띤 대화/조지타운대서 명예 인문학박사학위 받아
미국을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은 27일 낮(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클린턴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양국의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날 하오 이번 방미의 하이라이트인 6·25참전기념공원 준공식에 참석하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상오 10시30분께 백악관에 도착,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클린턴대통령의 안내로 취임이후 네번째인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로 이동했다. 양국 대통령은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가 20여분간의 단독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단독정상회담에는 우리측의 유종하 외교안보수석과 미국의 레이크 백악관안보보좌관만 배석했다.
두 정상은 여러 차례 정상회담과 전화통화등으로 친근한 탓인지 회담을 갖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시종 웃음을 그치지 않으며 대화를 나눴다.
양국 대통령은 단독회담이 끝난 뒤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양국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약 40분간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단독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의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함께 양국간 통상증진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6월부터 우리정부가 시행한 외국인 투자환경개선정책을 설명한뒤『미국이 지속적으로 대한투자를 늘려 달라』고 당부했다.
확대정상회담을 끝낸 양국정상은 단독회담이 열렸던 오벌 오피스로 다시 자리를 옮겨 잠시 환담한뒤 공동기자회견장으로 이동했다.
▷공식환영식◁
정상회담에 앞서 김대통령은 상오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레이저 백악관의전실장의 안내로 입장, 클린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김대통령은 앨 고어부통령내외,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 존 샬리카시빌리 합참의장 등 미국측 요인들을 소개받은 뒤 사열대에 올라 전통적인 미국 고적대의 분열식을 참관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한미관계는 상호 고통분담의 역사와 공동목표의 미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김대통령의 희생과 집념에 힘입어 한국은 경제성장에 걸맞는 정치적 발전을 이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한국국민이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와 국민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미국 젊은이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증언하러 왔다』고 답했다.
▷명예박사학위 수여◁
김대통령은 26일 하오 조지타운대 본관 힐리홀에서 오도노반 조지타운대 총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명예 인문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자유는 번영의 열쇠」라는 제목으로 학위수락연설을 했다. 김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에서 북한공산주의의 위협은 군사독재를 불러왔고 절대빈곤의 고통은 개발독재를 정당화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자유와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권리로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임을 확신했다』고 강조했다.<워싱턴=신재민 기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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