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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회교과격파 소행추정/파리 폭탄테러 누가 저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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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회교과격파 소행추정/파리 폭탄테러 누가 저질렀나

입력
199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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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군정조종” 반발 커/「보」 사태 강경대응 불만 세계 가능성도프랑스 수사당국은 파리 도시고속전철(RER) 폭탄테러사건이 정밀한 각본아래 정교한 시한폭탄에 의해 저질러진 점으로 미루어 조직적인 테러로 보고있다. 수많은 승객들이 탄 퇴근길 RER를 노려 파리의 상징인 시테섬인근에서1 정확하게 폭탄을 터뜨린 고도의 수법은 폭발물 전문가와 조직적인 배후가 없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은 이에따라 프랑스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국내외 과격세력들을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첩보망을 풀가동해 범인 추적에 나서고있다.

프랑스 언론들에 의하면 용의선상의 제 1순위에 올라있는 조직은 프랑스의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과격 회교원리주의 세력이다. 회교무장그룹(ISG)이란 게릴라 단체가 전위에 서있는 알제리의 회교 과격파들은 『프랑스 정부가 알제리의 현 군사정권을 배후 조종하고 있다』며 프랑스를 상대로 무차별 테러를 저질러왔다. 지난해 12월 에어 프랑스기 납치극이나 그에 앞서 알제리 주재 프랑스 대사관 직원 5명 피살사건들이 단적인 사례다. 에어 프랑스 납치 사건으로 행동대원 4명을 잃은 이들은 계속적인 보복 공격을 위협한 바 있다.

특히 새로 출범한 자크 시라크의 우파정권은 지난달 프랑스와 알제리 회교 과격파들간의 연계 고리를 끊기위해 특공대를 동원, 1백여명의 알제리인을 체포, 추방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한 조치를 펴 회교과격 세력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여기에다 지난 11일 알제리 반체제운동의 온건파 원로인 압델바키 사라우이(85)가 파리교외의 한 사원에서 괴한들에 의해 암살당함으로써 『알제리 내전이 프랑스 땅으로 전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도 이번 사건과 관련, 배후 의혹을 사고 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는 최근 시라크대통령이 다른 국가들이 참여하지않을 경우 프랑스 단독으로라도 군사작전을 펴겠다며 세르비아계에 대한 강력한 군사제재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것을 비난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프랑스내 극좌 테러조직인 악시옹 디렉트(AD)의 두목 앙드레 올리비에(52)를 비롯, 조직원 7명이 최근 최고 30년 징역형을 받은 점을 들어 이들 잔당세력의 준동 가능성과 지난해 수단에서 체포된 국제 테러범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일명 카를로스) 관련 조직의 보복 가능성등을 지적하고 있다. 카를로스의 조직은 아직도 전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프랑스의 핵실험 재개 결정과 관련, 반핵단체를 이번 사건과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테러조직이 프랑스의 핵실험 결정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여론이 비등한 시점을 틈타 이번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물을 분석하면 범행단체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

◎“테러 안전지대 더이상 없다”/지구촌 도시 잇단피습 경악/10년간 잠잠하던 파리 다시 범행무대/대상도 요인·군 아닌 불특정 다수시민

전세계가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올들어서만 세계 주요 도시에서 수십건의 대형 테러사건이 발생, 지구촌 전체를 전율과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가장 안전한 도시로 알려진 일본의 도쿄나 프랑스의 파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사건이 일어나 「지구촌에는 더이상 안전한 곳이 없다」는 위기의식을 안겨주고 있다.

수십년간 「안전 신화」를 이룩해온 일본에선 지난 3월 20일 도쿄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을 시작으로 수차례 독가스 테러가 잇달았다. 태평양 건너 미국의 오클라호마에서는 지난 4월 19일 연방청사가 차량폭탄에 무너져 숱한 인명피해가 났다. 또 중동에서는 지난 2월 27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시장에서 폭탄차량 테러로 96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4월초에는 「아부 샤이아프」라는 필리핀 회교반군이 민다나오섬 이필시를 습격, 시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유럽대륙도 예외는 아니었다. 25일 도시고속전철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파리는 80년대 중반 한때 흉악한 테러단체들의 범행무대가 됐었다. 지난 85년 12월부터 10개월간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폭탄 테러로 13명이 사망하고 3백명 이상이 부상한 것이다.

친이란계 무장단체의 범행으로 밝혀진 이 연쇄 테러는 범인들이 더이상 폭약을 구하지못해 끝났고 주범인 튀니지 국적의 푸아드 알리 살레는 지난 92년 4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초 마드리드시 한복판에서 야당지도자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가 폭탄차량에 의한 테러공격을 받았으며 독일에선 신나치세력들, 이탈리아에서는 마피아 조직에 의한 테러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테러의 대상과 동기 수법도 최근들어 급격히 변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 극좌·우의 이념적 테러단체들은 주로 상대측 정부 요인이나 군사시설등 정치적 대상을 공격 타깃으로 삼았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출하고 있는 민족 이념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테러범들은 정치와 무관한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노리고 있다. 도쿄 독가스테러나 이번 파리 폭탄 테러에서 볼 수 있듯 테러범들은 이제 지하철역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시설을 범행대상으로 택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테러의 수법이 앞으로 더욱 극단적이고 흉폭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방부의 한 보고서는 테러범들이 앞으로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테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책은 전무한 상태다. 전세계 1백40개국 대표들이 지난 5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했지만 이렇다할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테러는 이제 세계를 세기말적 혼란으로 밀어넣는 가장 큰 위협이 되고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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