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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연출가 “청량한 무대”/자기만의 독특한 색깔표출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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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연출가 “청량한 무대”/자기만의 독특한 색깔표출 인상적

입력
199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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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익의 「반쪽…」·김광보의 「지상…」 호평/「가장 연극적인것」 본질탐구 돋보여한여름에 접어든 동숭동 연극가는 두 젊은 연출가의 개성있는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역량있는 신예연출가 장소익(32·극단 한강대표)과 김광보(31·극단 청우대표). 이들이 각각 연출한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와 「지상으로부터 20미터」는 무더위를 잊게해줄 진지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이며 극작가인 이들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인상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관객에게 다가가는데 성공했다.

6월1일∼7월2일 공연돼 3천2백여명의 관객을 모았던 「반쪽 날개…」는 이같은 평가에 힘을 얻어 8월4일부터 혜화동1번지 연극실험실에서 연장공연에 들어 간다. 지난 14일 울타리소극장에서 개막한 「지상으로부터…」도 젊은층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젊지만 연극경력이 10여년에 이르는 이들은 『연극에 대한 나름대로 신념이 있고 소박하지만 진중하다』, 『형식적 화려함을 배제하면서도 가장 연극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본질적인 고민이 엿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장소익이 말하는 연극의 생명력은 「보여주기」에 있다. 서사적 설명이 아닌 행동하는 것, 세련된 효과 없이 배우들의 눈빛과 호흡을 전하는 것이다. 종군위안부 세 소녀가 광복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트럭을 기다리는 하루를 그린 「반쪽 날개…」에는 위안부라는 말 한마디가 없다. 그저 고향서 입고 온 옷에서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지우려 강박적으로 빨래를 하거나 아버지에게 군수공장에서 일했다고 말하려고 군수품들을 주워모으고 또는 계속 몸을 팔아 돈을 버는 것으로 고향갈 준비를 한다.

관객들은 역사적인 정보는 얻을 수 없지만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꿈에 그리던 소망이면서 두려움인 그들의 귀향길, 영원히 잠들고 싶은 피로감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는 표정이다.

김광보는 자기세대가 보는 소외에 집착하면서도 작품전반의 정서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지상으로부터…」는 해체된 구성을 보여준다.

응어리진 소외의식의 정체를 드러내기 위해 현대인의 표상으로 상정된 세 주인공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다가 꿈속에서 서로 만나는 등 전혀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시시로 변하는 연기를 펼친다.

관객들은 『색다르고 재미있다』『난해하다』는등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무대에서만 가능한 환상적인 상황설정, 배우들을 통해 강렬하게 표출되는 의식의 내면에 매력을 느낀다.

극단 한강의 전신으로 86년 창단된 극단 천지연에서 연극인의 길을 걸은 장소익은 근로자와 연극을 함께하는등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왔다.

김광보는 83년부터 부산 부두극장등에서 활동하다 86∼94년 연희단거리패를 거쳐 95년 극단 청우를 창단, 두번째 정기공연을 올리고 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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