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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유류유출 무방비/시프린스호 사고로 본 국내 방제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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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유류유출 무방비/시프린스호 사고로 본 국내 방제기술

입력
199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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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펜스 치거나 손으로 걷어내는 후진적 수준/방제선도 소형선10척뿐 중·대형은 한대도 없어제3호 태풍 페이(FAYE)에 떠밀려 전남 여천군 작도 앞바다에 좌초된 14만톤급 대형유조선 시 프린스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남해안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방제에 손을 쓸 엄두도 못내고 있는 가운데 기름띠가 해안으로 밀려들어 어민들과 해수욕장 상인들이 아우성을 벌이는 것은 물론,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돼 문제는 한층 심각하다.

한국해양연구소에 의하면 우리의 해양오염 방제기술은 오일펜스를 치거나 해안에 떠밀려와 바위나 모래에 엉긴 기름을 손으로 걷어내는 후진적 수준에 머물러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기름유출사고에 대비한 방제선도 해안근처에서만 작업할 수 있는 소형선이 전부로 그나마 10척뿐이다. 5만톤이상의 대형유조선 기름유출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3백∼5백톤급 중·대형 방제선은 단 한척도 없다.

기름을 빨아들이는 유해수기는 20대에 지나지 않고 유처리제 살포기도 소형경비정에만 장착돼 있을 뿐이다. 기름오염의 광범위한 확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항공살포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다.

기름분해를 위한 유처리제는 선진국이 사용하는 것보다 최고 30배까지 독성이 강해 해양환경전문가들은 이를 사용할 경우 2차오염 유발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민간 방제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들도 거의가 낡았고 작업도 인력에 의존하는 원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홍익대 송무석(해양학)교수는 『기름유출사고는 초기 방제가 중요한데 이번 시 프린스호 사고의 경우 방제작업이 해양경찰청과 지방해운항만청에 의해 2원화 돼 일사불란한 종합방제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송교수는 『시 프린스호에 적재돼 있던 62만배럴(8만3천여톤)의 기름 가운데 얼마가 유출됐는지도 사고 며칠후에야 당국이 파악했을 정도』라며 『만약 시 프린스호가 좌초되면서 발생한 화재와 7차례의 폭발로 원유탱크가 손상됐더라면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될 뻔 했다』고 말했다.

89년 알래스카주변 해역에서 유조선 엑슨 발데스호가 좌초되면서 유출된 4만톤의 기름을 방제하는데 미국정부가 20억달러(1조4천억원상당)라는 막대한 돈을 투입했으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양생태계가 원상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 프린스호 기름유출은 남해안 황금어장을 황폐화 시킬 수도 있다.

78년 미국 알코석유회사소속 유조선 알코 캐디즈호가 중동산 원유를 운반하던중 좌초돼 2백에 이르는 프랑스해안이 기름으로 뒤덮여 해조류와 해안동물의 70%가 죽거나 먹을 수 없게 됐었다.

인하대 박용철(해양학)교수는 『대형유조선의 기름유출사고는 생태계파괴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며 『오염지역 최소화를 위해서는 초기단계에 사고선박을 구조할 수 있는 전문기술단과 대형 인양선 확보가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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