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73세… 역사상 최고령 미대통령/경쟁자공격에 「건강명세」 발표 정공법 맞서평범한 사람이라면 은퇴하여 손자의 재롱이나 즐길 70대나이가 대권을 노리는 정치가에게는 결코 「정년」이 될 수없음은 미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화당 상원원내총무로 현재 가장 강력한 차기 대통령후보인 보브 돌의원은 지난 22일 72세 생일을 지냈다. 그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선서를 할 때의 나이는 73세. 그의 나이가 관심사가 되는 것은 그가 현재 공화당이 차기대선에서 내세울 대통령후보로 가장 유력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았던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81년 대통령 선서를 할 당시 그는 만 70세였다. 재선에 성공, 두번째 임기를 마쳤을 때는 77세. 지금 그는 「노인병」인 알츠하이머와 싸우고 있다. 그리고 지금와서 나오는 얘기들은 두번째 임기 막바지에 레이건은 기억이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들이다.
72세 생일을 맞기 하루전인 지난 21일 돌은 자신의 건강명세서를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나이가 공적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이례적으로 빨리 발표한 것이다. 의사들이 증명한 그의 「의학적 상태」는 「안정적」이라는 것이며 건강은 「뛰어나다(EXCELLENT)」는 것이었다. 이 발표는 「대통령후보 돌」의 어쩌면 유일한 핸디캡에 대해 경쟁자들이 가하고 있는 공세를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다부진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일주일에 여러번 주행기를 45분씩 달리는 운동을 하며 이는 심장이 튼튼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의사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실 돌의원은 몸이 좋은 편이 아니다. 2차세계대전 종군중 다친 오른팔은 쓸 수 없다. 또 신장도 하나뿐이다. 91년에는 전립선 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진단한 그의 건강상태가 이상이 없다는 점을 돌의원측은 강조하고 있다.
대선을 위해 돌의원이 거쳐야 할 관문은 우선 공화당내의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일이다. 가령 텍사스주 출신의 필 그램의원이나 전 테네시 주지사 라마르 알렉산더가 최근 공화당 집회에서 돌의원의 건강, 혹은 나이문제를 공개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램은 53세이고 알렉산더는 55세.
이들이 돌과의 경쟁을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나이를 거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정작 돌의원의 의학적 건강자체를 정면으로 문제삼지는 못하고 『사고방식이 늙었다는 얘기』라고 한발을 뺐다고 미국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돌의원은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쟁자중 단연 선두이다. 여론조사는 언제나 2위를 달리고 있는 그램의원과 30%선의 격차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민주당 경쟁자인 클린턴대통령의 나이는 48세. 그러나 돌의원 진영은 적어도 물리적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태도이다. 여기에 덧붙여 내세우는 돌의 덕목은 「단호한 리더십」. 그리고 바로 이 점은 클린턴의 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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