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의 패배로 끝난 23일의 일본 참의원선거가 44.5%라는 사상최저의 투표율을 보임에 따라 일본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무당파층」의 선거 무관심에 대한 지금까지의 시각을 고쳐잡고 있다.도쿄(동경)와 오사카(대판)지사를 무소속의 인기연예인이 거머쥔 지난 4월의 통일지방선거때만 해도 무당파 바람에 대한 일본 지식층의 시각은 우호적이었다. 『기성정당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고 참신한 새 정당도 없으니 기권하거나 무소속 후보에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나가와(신나천)현지사 선거에서는 무더기로 백지투표가 나와 『지지하고 싶어도 대상이 없다』는 적극적인 기권이 확인되기도 했다.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적극적인 정치행위로서 의미를 부여받으며 기성 정치권 공격의 더할 나위없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런 분위기가 이번 참의원 선거로 달라졌다.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우려하는 소리가 새삼 높아진 것이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나리타(성전)공항은 8월 성수기를 피해 조금이라도 싸게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올들어 가장 붐볐다』는 식의 지적은 그래도 선거때마다 나오는 것이다. 그보다는 『투표불참으로 자신의 권리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민의에 반하는 참의원을 추인해 주었다』는 훨씬 따끔한 질책이 광범위하게 나오고있다.
『패배한 것은 일본의 민주주의다. 의회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 초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치와 일본군국주의 정권을 낳은 것이 바로 당시의 정치적인 무관심이었음을 역사는 가르쳐 주고 있다』
좀처럼 정치문제로 열을 올리지 않는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이례적으로 1면 기명사설을 통해 던진 이같은 경고야말로 오늘의 일본사회를 정확히 꿰뚫어 본데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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