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진화 못해 양식장 등 큰피해/진주만까지 번질땐 수천억 손실시 프린스 좌초사고는 해경과 해운항만청등 관계기관이 총동원돼 오염방지작업을 펴고있으나 유출량이 이미 1천4백여톤을 초과한 것으로 잠정집계돼 우리나라 해양오염사고중 큰 사고로 기록될 것 같다.
특히 사고 초기 짙은 안개와 높은 파도로 인해 기름띠 확산을 막는 오일펜스 설치등 「초동 진화」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4일 상오 8시 30분께 사고해역으로부터 북쪽으로 10여 떨어진 안도앞 가두리 양식장까지 기름띠가 형성되는등 큰 피해를 냈다.
게다가 사고해역 북쪽은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해역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지역인데다 가두리양식장이 밀집된 가막만과 진주만을 끼고있어 이 지역까지 기름띠가 확산될 경우 수천억원대의 재산피해는 물론 생태계를 파괴할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사고발생후 해경과 해운항만청은 방제선과 방제 장비를 갖춘 선박 20여척을 동원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여수 호유해운에서는 소방시설과 원유 흡착시설을 갖춘 일본 선적의 2천톤급 「고요마루」호를 임대할 계획을 세우고있다.
그러나 해류방향이 일정치 않은데다 유출량이 워낙 많아 방제작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24일 밤 12시 현재 기름띠는 사고해역으로부터 최대 반경 20지점까지 퍼져있으나 시 프린스호에 저장된 60여만톤의 원유가 만약 일시에 유출된다면 상상을 초월할 초대형 재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천군과 여수해경, 여수 해운항만청은 야간 방제 작업을 펼 수 없어 이날 하오 7시께 방제 작업을 중단, 28일 상오에는 기름띠가 여천군 돌산면지역과 여수반도쪽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여천=송두영 기자>여천=송두영>
◎기름제거 어떻게 하나/유처리제 흔히 사용… 2차오염 위험/유조선 폭파후 기름 태우는 방법도
시 프린스호의 기름유출사고로 해상오염방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바다에 유출된 기름 제거에는 일반적으로 유처리제가 가장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처리제는 바닷물과 기름의 서로 끄는 힘을 감소시켜 기름을 작은 방울로 응집시킨다. 이때 기름의 휘발성 성분은 대기로 날아가고 나머지는 바다의 각종 미생물이 생분해하도록 한다.
그러나 유처리제 과다 사용은 2차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저분자의 탄화수소가 다량 포함된 원유 가솔린 경유 중유등은 유출 즉시 물로 스며드는 성질이 있어 수중분해를 유도하는 유처리제의 과다 사용은 오히려 극약이 될 우려가 있다.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을 경우 유출량의 20∼30%에 달하는 유처리제가 필요하다. 미국 일본등은 방제기술개발에 적극 투자, 유출량의 10%만 사용해도 방제효과가 뛰어난 유처리제를 개발했으나 부작용을 우려,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우선 오일펜스를 설치, 사고해역 확대를 막아야 한다. 또 매트형 롤형 쿠션형등으로 된 섬유질 유흡착제나 펌프를 이용해 기름과 바닷물을 동시에 빨아들이는 오일스키머등을 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소규모 사고에 적합하다. 시 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에서 이같은 방법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형유조선에서 기름이 계속 유출돼 해양 오염지역이 확대될 경우 극단적으로는 인위적인 선박폭파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1967년 영국 북해 해상에서 10만톤급 유조선 토리캐년호가 원유 10만톤이 유출된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 영국정부는 오염지역 확대를 막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 선박을 폭파시켜 기름을 모두 태워버렸다.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매연과 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의 피해를 감내한 것이다.<황상진 기자>황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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