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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4위자리」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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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4위자리」 각축전

입력
1995.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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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호 9단 올들어 승률 1위·다승 2위로 선두주자/최규병도 다승4위 “다크호스”·서봉수는 재기노려서봉수 9단의 몰락으로 그동안 한국바둑을 이끌어온 4인방체제가 사실상 와해됨에 따라 바둑계 서열 4위자리를 노리는 양재호 최규병등 중견기사들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한국바둑계의 서열은 이창호7단이 명실상부한 1위이지만 나머지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타이틀보유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설이 우세해 왕위타이틀을 가진 유창혁6단을 2위로, 비록 무관이긴 하지만 아직도 각종 도전기를 독점하고 있는 조훈현9단을 3위로 꼽는데 별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4위에 이르면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 즉 그동안은 서봉수9단이 부동의 4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수년간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제 서열 4위는 다른 기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새로운 한국바둑계의 4인자 자리를 노리는 선두주자는 단연 양재호 9단. 올들어 지금까지 27승9패를 기록, 고단진기사 가운데 승률 1위, 다승부문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양9단은 최근 명인전 도전권까지 획득, 명실상부한 4인방의 대열에 끼기 위해 마지막 대시를 하고 있다.

양9단은 사실상 그동안 한국바둑계에서 부동의 5인자로 일컬어져온 기사. 89년 제1회 동양증권배에서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고 그동안 거의 모든 기전 본선에서 활약해 왔지만 번번이 최종 고비를 넘지 못하고 4인방의 벽에 부딪쳐 「영원한 4강멤버」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올들어 입단이래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더니 명인전 도전권을 획득, 이창호명인과 5번기를 벌이고 있다. 양9단이 이명인에 도전한 것은 두번째. 92년에도 명인전 도전자로 등장, 1대 3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당시 조훈현9단과 유창혁6단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에게도 지지 않았던 이7단에게서 1승이나마 빼앗았다는 점에서 양9단의 선전으로 평가됐었다.

한편 최규병7단 역시 4인방의 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의 성적은 22승16패로 다승랭킹 4위에 올라 있으며 최근에는 기왕전 본선에 진입함으로써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에 이어 왕위 기성 기왕 배달왕등 본선대국이 리그전으로 진행되는 대회에 모두 명함을 내밀고 있다. 최7단은 93년 박카스배에서 결승에까지 진출, 유창혁6단과 타이틀매치를 벌인 적이 있다.

한편 양9단이나 최7단등 후배들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며 맹추격을 해오는 것에 자극을 받은 듯 서봉수9단도 올들어 2년만에 처음으로 타이틀매치를 갖는다. 박카스배에서 조훈현9단과 결승5번기를 치르게 된 것. 서9단이 타이틀매치를 갖는 것은 93년 국기전 도전기에서 이창호7단에게 패배, 무관으로 전락한 이후 처음이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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