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신고 등 감안해도 50여구행방 미스터리/건물파괴력에 신체 산산조각 가능성도삼풍백화점 시신발굴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시신의 행방이 미스터리로 등장했다.
건물잔해제거작업이 사실상 끝난 20일 시신 추가발굴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도 1백여명에 가까운 실종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까지 서울시가 집계한 생사미확인 실종자는 1백61명이다. 또 지금까지 발굴한 시신가운데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이 60구나 된다. 따라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전자 감식등을 통해 시신 60구의 신원을 모두 확인하고 이들이 전부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다 하더라도 최소한 1백1명의 실종자 시신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는 「시신 미스터리」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1백1구나 되는 시신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먼저 허위로 신고된 실종자가 있을 수 있다. 명단이 이중기재되는 등의 사무착오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사고 직후 서초구청과 서울시에 신고된 실종자는 1천5백66명이었다. 이 가운데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귀가자와 이중신고자가 9백22명으로 밝혀져 전체 실종자중 60%를 차지했다. 사고대책본부는 실종자 숫자가 시신발굴 숫자 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으며, 19·20 양일간에만도 1백69명이었던 실종자수가 1백61명으로 8명이나 줄어든 사실을 들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사고초기에 집계된 실종자와 현재 남아 있는 1백61명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 파악된 실종자중 상당수가 잘못 신고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며 『실종자들이 사고당시 삼풍백화점에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위신고 이중기재등으로 인한 허수의 실종자수를 최대한으로 잡더라도 50명은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책본부관계자들의 판단이다. 1백61명의 실종자 가운데 삼풍백화점 또는 파견업체 직원, 아르바이트생으로 분류된 81명과 유류품이 발견된 30여명의 고객은 붕괴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0명이 넘는 실종자의 시신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전문가들은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생겨난 파괴력이 인체를 산산조각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 갈비뼈, 손가락뼈등 신체의 극히 일부분이 발굴된 것이 36개나 됐으며 건물잔해를 버렸던 난지도에서 다시 추스린 뼈도 8개가 있었다. 어렵게 발굴된 44개의 신체일부가 각기 다른 시신이고 이들이 모두 실종자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 하더라도 끝내 찾을 수 없는 시신은 10구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라져버린 시신은 붕괴순간 인체가 완전히 분리되었거나, 건물잔해제거작업과정에서 작게 조각난 신체의 일부가 콘크리트잔해 더미에 묻혀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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