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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지역선포 “뒷북행정” 빈축/삼풍참사 21일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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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지역선포 “뒷북행정” 빈축/삼풍참사 21일째 현장

입력
199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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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서 유골·유류품등 백43점 찾아내/B동 입주업체 없어진 고가품 많아 씁쓸○…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실종자 가족들은 19일 백화점 부지와 주변지역 2만2천3백여평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자 『생존자 구조와 시신발굴이 거의 끝난 시점에 중앙정부가 뒷북을 치고 있다』며 불만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간 사태수습을 주관해온 서울시 관계자들도 『이미 장비와 기술진이 대거 투입됐기 때문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없고, 생존자확인·시신발굴작업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장에 나온 정부지원반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업무가 훨씬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종자가족 36명과 대책본부 작업반등 2백여명은 이날 상오9시30분께부터 난지도매립장에서 포클레인 10대등 장비 16대를 동원, 시신 및 유류품 확인작업을 벌여 시신의 유골로 추정되는 뼈와 유류품 1백43점을 찾아냈다. 대책본부는 유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신원확인등을 의뢰했다.

전날 확인작업에서 시신의 일부와 86점의 유류품이 나오자 대책본부는 이날 장비를 추가배치하고 포클레인 1대당 실종자가족 3∼4명을 배치한 관찰반을 운용했다.

실종자가족 대표로 나온 이상규(56)씨는 『답답한 마음에 이곳까지 따라나섰지만 짓이겨진 신발등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생환 5일째를 보낸 박승현(19)양은 빈혈로 인해 부어있던 얼굴이 정상을 되찾았으나 전날 입원실을 바꾼탓에 잠을 설쳐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상오10시께 최명석군의 아버지가 찾아오자 박양은 『몸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밝은 표정을 보여 주위를 안도시켰다.

박양의 오빠 승민군은 『18일 밤 불을 끄려 하자 어둠이 무섭다고 고집을 피워 병실에 불을 켠채 잠들었다』면서 『아무래도 매몰당시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시일이 좀 걸릴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3백77시간동안이나 매몰돼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박양은 이 정도면 정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명석군과 유지환양은 이르면 이번주말께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에 이어 이날도 삼풍백화점 입주업체들의 물품반출이 계속됐다. 한진투자증권 서초동지점등 B동 2∼4층 6개 입주업체 직원들은 상·하오 2차례에 걸쳐 컴퓨터등 사무집기와 상품 전표 입출금표등을 찾아갔다.

한진투자증권 사무실은 전선배관등이 쏟아져내렸고 회의실안 북동쪽 벽이 무너져내려 처참한 상태였다.「사사원」 한복집은 출입문이 뜯겨있고 쌓아놓은 한복등을 뒤진 흔적이 있었다. 한 직원은 『개당 수십만원씩 하는 노리개도 많이 없어졌다』며 씁쓸한 표정이었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하오 7시부터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서울교대 체육관에 김종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을 초청, 신원미확인 시신의 식별과 유류품 처리방법을 알려주는 설명회를 열었다.

대책본부는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68구의 향후 확인방법등을 설명하고 실종자 가족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또 시중은행 및 보험회사등 금융기관 관계자들도 서울교대를 방문해 실종자들의 통장과 신용카드의 인출 및 지급중지방법등에 관해 설명했다.<박일근·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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