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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인 쌀 회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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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인 쌀 회담(사설)

입력
199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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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열렸던 제2차 남북한쌀회담에서 괄목할만한 합의는 없었지만 북한이 1차회담때와는 달리 몇가지 점에서 「변화」를 보였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직 쌀추가지원에 관한 협의만을 고집했던 그들이 남북한간의 경제협력논의에 응하고, 인도적 견지에서 우성호선원들의 송환을 약속했으며, 대남 비방중지문제에 관심을 보인 것등이 그것이다.아울러 내달 10일의 3차회담에서 쌀지원과 경제협력문제를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은 남북관계에 있어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남한측에 대해 쌀추가지원의 양과 시기의 제시만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그들의 식량사정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그런 북한에 대해 이들이 언제까지나 남한으로부터의 식량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만큼 식량을 구매할 외화소득을 위해 경공업투자확대를 통한 경제협력, 그리고 낙후된 농업생산구조의 개선을 위해 품종개량·비료·농약등의 지원을 남측이 강조하고 북한이 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으로서는 식량난 해결을 위해 추가지원약속이 간절하겠지만 남한이 지원약속했던 15만톤의 쌀수송이 아직 진행중인 상황에서 추가지원을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설사 조건없이 주기로 했다 해도 쌀문제를 동포애의 발휘와 남북화해로 연계·발전시키는 노력이 구체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이번 회담서 남측이 제공하는 쌀이 제3국으로 수출되거나 비민생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또 우리의 쌀에 아무런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아 남녘동포들이 섭섭해하고 있음을 전달하자, 이에 북한측이 수출과 전용금지를 다짐하고 3차회담서 원산지표시문제를 논의키로 한 것은 일단 바람직한 태도라고 분석된다.

이번 2차회담의 내용과 진행방식 역시 개운치 못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1차회담을 엉뚱한 북한끌어안기·이해하기 방침으로 관계부처를 제외시킨채 청와대가 직접 지휘하고 합의문도 완전공개하지 않아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데 이어 이번 회담은 양측이 합의와 미합의부분을 밝히지 않고 또 합의문도 없이 악수도 않은채 회담중단 상황속에서 어정쩡하게 막을 내린 것이다.

폐쇄체제인데다 오랜 경험이 말해주듯 약속도 필요에 따라 뒤집는 북한이므로 3차회담때는 합의·미합의내용을 분명히 공동발표케 해야 한다. 더구나 3차회담서는 쌀지원과 경협을 함께 논의키로 한만큼 모든 것을 공식화하고 남북간의 화해와 해빙을 위해 기본합의서에 의한 경제협력공동위를 가동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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