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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3인에 몰린 얄팍한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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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3인에 몰린 얄팍한 온정

입력
199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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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업 홍보이용… 실종자가족 외면/3번째구조 박양엔 그나마 관심 낮아건강을 거의 회복한 삼풍기적의 세 주인공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 박승현(19)양에게 그동안 쏟아진 사회 각계의 관심과 격려는 참으로 대단했다. 방송과 영화, 광고업계들은 이들을 출연시키기 위한 경쟁을 벌였고 이들이 먹고 싶거나 하고 싶다는 것들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달돼 병실 앞에 쌓였다.

정부와 서울시의 고위관계자와 종교계 지도자들도 떠들썩하게 세 주인공의 병상을 찾아가 격려했다.

그러나 정작 따뜻한 위로가 절실한 병원 영안실의 유족과 서울교대에서 고통의 나날을 지새는 실종자가족들은 외면하거나 다음 행차순이었다. 이는 기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적의 3인에게 보내진 각 업체의 온정은 사실상 「상품가치」의 정도에 따라 이용된 홍보용이었다.

콜라와 피자가 먹고 싶다고 말한 최군에게 관련회사들은 박스째 경쟁적으로 보내왔지만 유양과 박양에겐 단 한병도 오지 않았다. 장난감기차로 매몰당시의 무료함을 달랬다는 말에 모형기차가 쏟아졌고 취업제의가 줄을 이었다.

유양은 소속회사가 대졸사원 대우약속과 함께 큰 격려금을 주었고 커피회사에서는 광고제의를 해왔다. 그러나 가장 오랜 기간 매몰됐다 구조된 박양에게는 각계의 관심이 거의 없었다. 가장 감동적인 인간승리였지만 단지 세번째란 사실이 PR효과를 떨어뜨렸기 때문일 것이다.

온 국민을 흥분과 감동으로 설레게한 기적의 주인공들에게 밀려들었던 온정도 알고보면 우리 사회의 얄팍하고 계산적인 세태를 대변해준 한 단면에 불과하다고나 할까.<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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