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구조변경이 그토록 위험하다면 당국은 왜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까』 『개조된 면적에 대해서는 재산세까지 받아놓고 이제는 뜯어 고치라니 말이 됩니까』삼풍백화점참사로 혼쭐이 난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게 아파트 불법개조에 대해 칼을 뽑아들자 집을 뜯어고친 사람들의 항변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개조는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계속돼왔다. 서울 강남과 신도시아파트는 30%이상이 내부를 개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법구조변경에는 최고 1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데도 이렇게까지 많은 아파트가 구조를 바꾼 것은 정부가 이를 방치했기 때문이다.
삼풍사고 이전에 정부가 아파트개조의 안전문제를 적극 홍보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때로는 단속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나마도 면피성으로 일관해 최근 6년간 적발건수가 구청(서울시)별로 10여건에 그칠 정도이다. 강남에서는 개조부분에 재산세를 부과, 불법개조를 합법화해 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도시아파트에서는 입주가 시작되기전부터 몰려든 소위 인테리어업자들이 멀쩡하기 짝이 없는 새집의 베란다를 뜯고 다용도실을 식당으로 만들어주면서 성업을 누리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정부는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홍보와 실질적인 단속은 어려웠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불법개조에 따른 안전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적도 없다. 입주자가 취향에 맞게 내부를 꾸밀 수 있는 가변형벽체구조 도입등의 방안은 분양가인상이 우려된다는등의 이유로 별로 고려되지도 않았다. 이같은 「면피성 늑장행정」 때문에 개조부분을 원상복구하려면 전국적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소요되는 막대한 국력낭비까지 초래하게 됐다.
아파트개조에 대한 일차적책임은 물론 위험을 무시하고 집을 뜯어고친 주민들에게 있지만 정부는 과연 아파트의 불법구조변경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