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부고문 자살·다윗파 과잉진압 관련/은폐·실수 드러날땐 재선가도 타격공화당이 지배하는 미의회가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대통령을 겨냥한 2건의 청문회를 이번주중 잇따라 개최한다.
미상원은 18일 화이트워터사건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빈센트 포스터 전백악관 법률담당 부고문의 자살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어 하원도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사건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93년의 웨이코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19일 시작한다. 이 두 사건은 모두 96년 재선을 노리는 클린턴대통령에게는 대단히 민감한 이슈로 청문회 과정에서 백악관측의 은폐나 실수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클린턴의 정치생명은 크게 위협받게 된다.
백악관의 일부 관리들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클린턴대통령이나 그의 측근들이 무언가를 숨기려한다는 인상만 풍겨도 클린턴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게 된다며 청문회 개최사실 자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상원 청문회에서 다뤄질 화이트워터사건의 쟁점은 포스터의 사망 직후인 93년 7월20일 밤 힐러리여사의 비서실장을 비롯한 백악관 관리들이 백악관내 그의 사무실에서 모종의 서류뭉치를 빼돌렸다는 주장에 집중되고 있다. 백악관측은 힐러리의 비서실장 매기 윌리엄스등 3명의 백악관 관리들이 포스터의 사망 당일 밤 그의 사무실에 들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화이트워터사건에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려했다는 주장은 완강히 부인해 왔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별도의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클린턴부부의 아칸소시절 친구였던 포스터는 워싱턴 근교의 포트 마시공원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한손에 38구경 권총을 든채로 발견됐는데 사건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그의 사인을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결론지은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하원법사소위및 정부개혁소위가 주재할 웨이코사건 청문회는 93년 4월 택사스주 웨이코에 자리잡은 다윗파 교주 데이비드 코레시의 거처에 대한 진압작전 과정에 클린턴대통령이 얼마나 깊숙이 개입했었는지가 주된 관심의 대상이다. 당시 작전도중 다윗파 교도들의 거처는 화염에 휩싸여 폭발했으며 그 결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80여명의 추종자들이 사망했다.
오클라호마 연방빌딩 폭파범인 티모시 멕베이는 웨이코사건은 연방정부가 개인의 권리를 얼마나 무자비하게 유린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같은 사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연방건물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클린턴행정부의 무능함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제닛 리노법무장관, 웹스터 허벨 전검찰차장, 버나드 너스바움 전백악관법률고문, 로저 알트만 전재무차관, 브루스 린제이 대통령보좌관 등 전·혁직 백악관 관리들을 줄줄이 증언대에 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 주최측인 공화당에도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즉 현재 예상처럼 별다른 성과없이 청문회가 끝나게 되면 공화당은 청문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화이트워터사건에 신물나 있거나 별다른 지식이 없다.
웨이코사건 청문회 과정에서도 법집행자들을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경우 공화당이 극단주의자들의 편을 든다는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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