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상상력」을 지닌 독특한 동물이다. 뇌의 발달의 산물인 상상력 덕택으로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고 다양해졌지만 이 때문에 죽음의 공포에 떠는 유일한 동물이 됐다고도 한다. ◆동물도 죽음을 회피하려는 행동을 취하지만 이것은 죽음을 의식하거나 두려워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종족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일 뿐이라는 것이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거 모랑의 주장이다. 동물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안다면 약육강식이란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두려움으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굶어죽고 말았을 것이란 이야기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묘하게도 죽음의 공포를 생각케 해준 상상력에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내세에 대한 상상 즉 생각이다. 인간의 삶은 한발한발 죽음에 가까워 가는 과정이지만 오랜 기간동안 생활속에서 주위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죽음에 익숙해지고 내세가 있다는등 희망적인 방향으로 상상해 죽음의 공포를 떨친다는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의 콘크리트 더미속에서 생환한 최명석군과 유지환 박승현양은 상상의 나래를 현실과 접목시켜 죽음을 물리치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었다. 이들 X세대들은 칠흑같은 어둠에 싸인 최소한의 생존공간 속에서도 하나같이 친구들과 해수욕장에 같이 간 일등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고 부모에게 효심을 다짐하는등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생과 사가 엇갈리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이처럼 건강할 수 있었던 X세대들의 상상력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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