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 저금통·편지받고 구조대 “힘난다”/박승현양 모교에 구렁이 나타났다 사라져○…대책본부가 17일 서울교대 체육관에 매몰현장에서 찾은 유실물 6백80여건의 사진을 게시하자 유품이라도 찾으려는 실종자가족들로 장사진. 실종된 아들(27)을 찾고 있는 권모(50)씨는 유품사진을 꼼꼼히 뒤졌으나 발견하지 못하자 『아들이 붕괴현장에 없었다는 증거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돌아섰다. 대책본부는 3백여건에 이르는 추가유실물의 사진촬영이 끝나는대로 18일중 게시할 방침.
한편 이날 상오 이홍구 국무총리가 실종자가족들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교대 체육관을 방문했으나 실종자가족들의 항의로 어색한 분위기. 이총리는 『여러분들이 실종된 가족들을 찾기 위해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정부도 생존자구조와 시신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위로. 그러나 일부 실종자가족들은 『사람 다죽고 난 뒤에 사과하면 무엇하느냐』며 울부짖기도.
○…7세짜리 여자어린이가 16일 하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 소방본부를 찾아와 구조대원들에게 저금통과 위문편지를 전달해 모처럼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소방본부를 찾은 김지애양은 6개월간 모은 돼지저금통과 직접 쓴 위문편지를 전달하며 『더운 날씨에 구조대원 아저씨들이 고생이 많으시죠. 저금통을 가져왔으니 음료수라도 사드세요』라고 말해 구조대원들을 기쁘게 했다.
한편 지난 15일 제3의 기적을 이룬 박승현(19)양의 모교인 서울 강동구 천호4동 성덕여상(교장 이철호) 교실에 제헌절 휴일인 17일 하오 1시께 길이 2나 되는 검은 구렁이가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환경주임 구성회(50)교사는 『텅빈 교실에 팔뚝굵기의 흑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며 『당직교사들이 몰려들자 교실을 빠져나와 운동장 한켠의 하수구를 통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교사들은 『아마도 박양의 기적을 도운 학교의 수호신이 아니냐』며 놀라워 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실종자가족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18일 상오 5시부터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 적치된 삼풍백화점 잔해물중 시신 일부나 유품이 있는지 확인작업을 하기로 결정.
실종자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는 수색 작업에는 119구조대 경찰등 1백50여명의 인원과 포클레인 5대가 동원된다.
대책본부는 또 백화점 지하1층 슈퍼마켓에서 나오는 부패식품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다 이날 양재동 그린벨트지역에 가매립키로 최종 결정. 건물잔해를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으로 옮겼다가 관할 마포구청과 승강이를 벌였던 대책본부는 지하층 발굴작업이 진행되면서 심하게 부패된 식품에서 내뿜는 악취로 구조대원들이 애를 태우자 수거된 25톤을 김포매립지에 처분키로 했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김포매립지 주민감시위원회의 반대에 막혀 수송된 쓰레기는 매립지 진입도 못한채 하루종일 기다리다 되돌아오고 말았다. 대책본부가 파악한 백화점내 부패식품량은 약 60톤으로 아직도 35톤이 묻혀있는 상태.<박진용·조철환 기자>박진용·조철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