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사전교감 당직다툼 불허표시도민주당의 권노갑 부총재가 17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탈당과 신당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신당창당 작업이 본격화함에 따라 신당참여를 위한 민주당의원들의 대거 탈당사태를 예고하는 첫 신호탄이다.
그러나 신당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동교동계의 맏형인 그가 첫 탈당테이프를 끊었다는 것은 뉴스가 아니다. 이날의 뉴스는 그가 신당에서 지도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일종의 백의종군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신당창당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백의종군 선언은 그 배경을 놓고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권부총재의 평소 성향으로 봐서 당연히 김이사장과 사전 교감을 했을 것이고 여기에는 간단치 않은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이사장은 우선 자신의 최측근을 당직에서 배제시킴으로써 신당이 동교동계 일색으로 운영된다는 인상을 피하려고 하는 것같다.
김이사장은 나아가 신당참여인사들에게 당직을 둘러싼 자리다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도 자리배치에 대해 불만을 터뜨릴 수 없도록 「썰렁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이는 김이사장이 신당의 개혁적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물갈이와 파격적인 당직 배치를 구상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권부총재가 신당의 지도부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서 신당내에서 그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다고는 볼 수 없다. 그는 신당창당작업이 끝나면 동교동계의 내외문제연구회 책임자를 맡아 신당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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