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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자엔진 시대」 활짝/소형차에 이어 중·대형차도 개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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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자엔진 시대」 활짝/소형차에 이어 중·대형차도 개발 붐

입력
199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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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종 장착 「실질 국산차 시대」 눈앞독자엔진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배기량 1천5백㏄ 소형차에 한정됐던 독자엔진의 적용이 최근 1천8백∼2천㏄급 중형차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주고 있는 2천㏄급이상 대형엔진의 국산화작업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전차종에 독자엔진을 달게 되는 실질적인 「국산차시대」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아반떼.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국산엔진인 알파DOHC엔진과 베타엔진이 뿜어내는 탁월한 파워로 승용차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베타엔진은 최고출력이 1백38마력으로 1천8백㏄급 동급차종(엘란트라 DOHC 1백35마력, 에스페로 SOHC 1백10마력)과 비교, 힘에서 가장 앞선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이다. 아반떼의 베타엔진은 가속능력(출발부터 시속1백에 이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9.0초, 시속60에서 1백로 가속발진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6.4초다. 오는 12월 북미수출로 미국시장에서 맞붙을 경쟁차종 도요타 코롤라(10.4초, 7.3초)보다 엔진성능면에서 일단 한수위다.

현대는 2천㏄급 베타엔진도 이미 개발해 놓고 있는데 내년에 선보일 아반떼 쿠페모델(2인승)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고출력이 1백50마력이상으로 2천4백㏄급 대형차에 장착할 수 있는 감마엔진도 개발이 끝난 상태다. 현대는 2000년까지 소형에서 대형에 이르기까지 전차종에 걸쳐 알파 베타 감마엔진등 독자엔진을 장착, 세계 자동차와 어깨를 겨루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콩코드 후속차량으로 개발, 시판하고 있는 크레도스에는 기아가 처음으로 독자개발한 1천8백㏄T8D엔진과 함께 2천㏄DOHC엔진이 장착돼 있다. 최고출력만 놓고 볼 때 1천8백㏄는 1백37마력, 2천㏄는 1백48마력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기술제휴로 생산하고 있는 시리우스엔진의 현대 쏘나타Ⅱ(1천8백 DOHC가 1백35마력, 2천 DOHC는 1백46마력)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쏘나타 Ⅱ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중형차시장에 판도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것이 크레도스의 출사표다.

기아자동차도 크레도스를 계기로 전차종에 걸쳐 자체 개발엔진으로 라인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97년 개발목표로 1천3백㏄급의 소형엔진(P시리즈)과 2천∼2천4백㏄에 이르는 중대형엔진(H시리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앞으로 10년간 모두 3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엔진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독자엔진개발에 승부를 걸겠다는 비장한 각오다. 대우는 우선 98년까지 1천4백∼2천㏄엔진 2∼3종을 독자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 엔진은 르망과 에스페로의 후속으로 내년말 내놓게 될 T카와 J카에 장착될 예정이다.

엔진은 자동차의 심장이다. 자동차관련 각종 첨단기술들이 총집결해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는 결국 「엔진장사」라는 말을 한다. 엔진이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하는데 그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국산엔진개발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미국 일본등에서 엔진의 설계도면과 관련 기술등을 비싼 로열티를 주고 들여와 국내서 조립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국내자동차회사들이 독자엔진개발에 엄청난 연구개발비와 인력을 쏟아부으며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세계각국의 소음과 배기가스규제등 각종 환경기준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에 있어 고출력엔진뿐 아니라 저소음 저공해 저연비를 실현하게 될 이른바 「그린엔진」개발에 사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다.<김병주 기자>

◎DOHC 엔진이란/흡·배기밸브­캠샤프트 2개씩… 출력향상

고회전·고출력을 얻기 위해서는 실린더안에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공기가 필요하다. DOHC엔진은 이를 위해 흡기밸브와 배기밸브를 각각 2개씩 늘리고 이를 제어하는 캠샤프트도 2개로 늘렸다. DOHC는 엔진 위쪽에 달린 캠샤프트가 더블 즉, 두개라는 뜻.

더블오버헤드캠샤프트(DOUBLE OVER HEAD CAMSHAFT)의 약자다. 트윈캠도 같은 말이다. DOHC는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2개씩이어서 흡입공기량이 증대돼 흡기효율과 배기효율이 좋아지고 압축비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1개씩 있고 1개의 캠샤프트가 이를 제어하게 돼 있는 기존 SOHC(SINGLE OVER HEAD CAMSHAFT)에 비해 20∼30%의 출력향상효과를 가져온다.

◎“더 좋은 「그린엔진」 개발이 앞으로의 관건”/베타엔진개발 현대자 김해진 차장

『우리나라가 독자엔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전입니다. 지난 91년 현대가 처음으로 국산엔진 1호인 알파엔진을 개발, 스쿠프에 장착한 것이 효시가 됐습니다』

베타엔진을 개발한 현대자동차 마북리중앙연구소 김해진(40)엔진설계2부 차장은 『우리가 늦기는 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차종에 걸쳐 독자엔진을 개발할 수 있을만큼 자생력을 갖추게 됐다』고 자부했다.

『세계 어느 경쟁차종의 엔진과 견줘 봐도 손색이 없을만큼 좋은 성능의 국산엔진개발을 위해 수백명의 연구원들이 5년여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김차장은 『베타엔진은 높은 출력과 함께 지구환경보호추세에 부응, 배기가스를 크게 줄인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96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규제 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설계된 저공해 엔진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고출력 DOHC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소음을 상당부분 줄였다고 말했다.

『자동차 경쟁은 엔진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엔진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차장은 『앞으로 엔진개발의 관건은 누가 더 좋은 환경보호형 엔진을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젊고 실력 있는 공학도들이 자동차 엔진분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자동차발전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김차장은 『엔진분야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독자엔진을 개발한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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