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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원 부산대교수 헌법학(나의 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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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원 부산대교수 헌법학(나의 지면평)

입력
199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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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지면특화 돋보여 사고원인·수사과정 끝까지 추적을6·27이후의 정국전망과 함께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음미하기도 전에 발생한 삼풍참사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선거결과라는 정치적 사건과 건물붕괴라는 사회적 사건은 별개의 것이지만 집권당의 참패직후 발생한 대형참사는 정치권에도 파장과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두사건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대조적인 모습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92년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여당과 야당, YS와 DJ의 모습이 무엇보다 대조적이다. 높은 지지율로 문민정부의 닻을 올렸던 YS는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여 국민과 함께 개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6일자 1면)

92년 대선결과를 받아들이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DJ는 지방선거승리를 발판으로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있다(14일 1면).

국민은 패배의 겸허한 수용에는 공감하고 격려하지만, 승리에 대한 자만에는 반드시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이 양대선거가 주는 교훈이다.

삼풍참사로 모두가 숙연한 분위기였지만 지방선거이후의 정국변화는 언론의 중요한 기사거리였다. 한국일보도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 지자제선거후의 각정당의 움직임과 아울러 「6·27이후정국」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했다. 또한 이기간에 선거구의 조정문제도 핫 이슈로 등장했다.

이런 속사정때문에 삼풍참사등 당면현안을 다루기 위해 소집된 임시국회도 소홀히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은 따라서 대형참사앞에서도 결국 정략적인 정치그림 그리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한국일보는 유지환양의 기적적 생환모습과 전구청장의 구속장면의 기사와 사진을 1면에 나란히 실어 삼풍사고의 명암을 극적으로 잘 보여줬다(11, 13일자 1면). 또한 불법건축 부실공사에 엄벌론을 주장하면서도 서울이나 신도시등에서 성행하는 아파트불법개조에 대해 문제점을 생생히 지적, 국민의 이중성과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더욱이 삼풍참사를 성수대교붕괴사고와 비교한 「처음부터 끝까지 닮은 꼴」이란 기사와, 검찰수사를 「관-업 유착 수사 끝내기분위기」등의 기사는 반복되는 대형참사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는 공직사회와 검찰의 태도를 극명하게 꼬집었다.

삼풍보도에 있어서 한국일보는 지방선거보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각지면을 소제목으로 특화하고 사고현장과 문제점등을 입체적으로 보도했다. 극적구출과정을 삽화와 요약기사로 정리한 것은 새로운 시도였다.

이번사고에 대한 「질보다 양에 치중한 고도성장의 병폐」라는 각국의 반응을 신속하게 보도해 세계화의 기치를 내건 문민정부와 국민들에 교훈이 되게 했다.

이제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사고도, 정치가가 국민앞에 자만을 보이는 모습도 마지막이어야 한다. 언론은 이를위해 삼풍사고의 원인과 수사과정을 끝까지 보도,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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