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변신의 귀재/막대한 현금동원력·거미줄 유통망 무기 활용/밀러·세븐업·슈샤드등 줄줄이 인수 흑자경영『우리는 스위스의 한 조각을 잃었다』 지난 90년 가을 스위스는 미국의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PM)가 일으킨 사건 하나로 발칵 뒤집혔다. 네슬레와 함께 스위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초콜릿메이커 슈사드를 필립모리스가 전격인수해 버린 것이다. 스위스의 유력신문인 분트지는 슈사드를 잃은 「슬픔」을 이렇게 표현했다.
「말보로」로 세계담배시장을 평정한 필립모리스는 금연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종합식품그룹으로의 변신을 결정했다. 그후 불과 수년뒤 미국 월가의 기업분석가들은 필립모리스의 변신전략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기 시작했다.
필립모리스의 무기는 담배사업에 기반을 둔 막대한 현금동원력과 유통망. 필립모리스는 69년 밀러맥주를 인수하여 맥주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78년에는 세븐업을, 85년에는 제너럴푸드(GF)를, 88년에는 크래프트를, 90년에는 슈사드를 차례로 사들였다. 펩시콜라도 필립모리스의 인수대상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월가는 짧은 기간에 거대기업을 줄줄이 인수한 필립모리스의 자금력에 놀랐고 인수기업 모두 경영을 정상화시킨 경영수완에 경악했다. 필립모리스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외형을 급신장시키면서 주력업종을 종전의 담배 하나에서 담배 식품 맥주로 다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의 총매출액은 6백51억달러. 주요 품목별 비중은 담배 44.0%, 식품 48.6%, 맥주등 기타 7.4%. 그룹외형은 84년(1백41억달러)보다 4.6배 커졌다. 10년전 일개 담배회사에서 이제는 네슬레와 맞먹는 세계정상의 종합식품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의 유력경제잡지인 포브스지는 필립모리스의 다변화전략을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빠른 기업통합』이라고 평가했다.
필립모리스는 브랜드 관리의 귀재다.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은 말보로(담배) 밀러(맥주) 맥스웰하우스(커피) 탱(주스) 크래프트(치즈 마요네즈)등의 브랜드는 잘 알면서도 이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필립모리스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필립모리스는 브랜드이미지관리에 매출액의 5%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5월 필립모리스 미국본사는 『유통망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일부 담배의 필터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전량 회수한다』고 긴급발표, 애연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필립모리스는 이 조치로 무려 2억달러를 손해봤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역시 필립모리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소비자신뢰를 손상하는 일은 않는다는게 필립모리스의 경영철칙이고 이것이 바로 오늘의 필립모리스를 있게 한 것이다.
말보로의 상표가치는 약3백31억달러(94년기준, 파이낸셜월드지 조사)로 코카콜라(360억달러)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높다.<이백만 기자>이백만>
◎웹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사장/“브랜드는 생명이다 소비자 신뢰 높이는게 세계화경영의 원칙”
『필립모리스는 「말보로」 「밀러」 「맥스웰하우스」등의 세계 초일류 브랜드와 광범위한 유통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세계적 소비재업체로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고객이 있다면 세계 어디라도 찾아나설 것이고 소비자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것입니다』
세계적 다국적 기업인 필립모리스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윌리엄 웹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사장(56). 신제품 판촉차 최근 내한한 웹사장은 『기업의 세계화경영전략은 사실 간단하다』며 『국경 인종 종교등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이 있으면 찾아가 경쟁사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 바로 세계화경영』이라고 말했다. 담배로 출발한 필립모리스가 오늘날 세계정상의 종합식품업체로 자리잡은 것도 이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필립모리스 성장의 비결은.
『한우물을 판 덕분이다. 필립모리스는 담배 맥주 종합식품등 「먹고 마시고 피우는」 소위 입과 관련된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 다른 부문에는 관심이 없다』
―필립모리스는 브랜드관리의 귀재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브랜드를 사업의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기업의 세계화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는 한국기업에 대해 무척 겸손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선진국기업에 손색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만 말한다면 한국기업들은 주력업종이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은 업종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어발식 경영은 원래의 강점조차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방한 목적은.
『곧 선보일 버지니아 슈퍼슬림등 신제품 출시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건강을 위한 금연은 필요하다. 필립모리스는 청소년 흡연방지를 위해 정부와 민간사회단체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흡연은 성인에게 있어 하나의 기호이며 권리라고 생각한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