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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실」의 철저규명(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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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실」의 철저규명(사설)

입력
199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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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원인에 대한 수사를 펴고 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가 14일 하오 조남호현서초구청장을 소환함으로써 행정감독관청의 책임소재수사를 일단 마무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3대청장을 지냈고 첫 민선청장인 조씨마저 전직구청장 2명처럼 구속될지는 소환수사결과를 봐야겠지만, 조씨까지 구속된다면 구청장선거를 다시 해야 할 판이어서 여파가 훨씬 클 것이 분명하다.

이들 행정관청의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소재 수사와 함께 우리의 관심은 백화점붕괴의 근본적이고도 직접적인 원인인 시공부실과 설계 잘못, 그리고 관리부실을 검경수사본부가 얼마나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냐는데 집중된다.

백화점붕괴원인에 대해 검찰과 감정단이 이제까지 밝혀낸 것을 보면 무너진 4·5층을 신·증축하면서 구조계산을 잘못한 설계도면을 사용했고, 그나마 부실한 설계도면마저 무시한채 멋대로 시공했다는 것이다.

또한 규정미달의 철근과 염분을 제거치 않은 바닷모래와 물을 탄 불량레미콘을 사용했고 콘크리트양생기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등 갖가지 고질적인 부실시공과 불량자재 사용이 겹쳐 백화점이 붕괴됐을 것이라는 일차적인 수사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삼풍백화점의 건축과정에서는 설계부실과 시공부실 및 자재불량등 3대불실이 모여 애초부터 붕괴요인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준공후의 매장확장을 위한 수차례의 증·개축과 4층의 중심기둥 3개의 제거등으로 붕괴원인을 가중시켜 준공된지 5년도 채 안되고 겉보기에 멀쩡한 초현대식 건물이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는 게 수사본부가 이제까지 밝혀낸 복합 원인이다.

5층건물이 폭싹 주저앉고 건물잔해마저 산산조각이 나버린 전례없는 처참한 붕괴사고인만큼 붕괴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자면 어려움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릴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수사본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무릅쓰고서라도 나라의 체면을 국제적으로 망신시킨 삼풍백화점 붕괴원인을 한치의 의혹도 남김없이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수사는 절대적으로 과학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분명하게 밝혀질 정밀 붕괴원인과 종합적 수사결론은 검찰의 사건조서속에만 묻어둘 것이 아니라 백서로 발간돼 행정기관, 건축업계, 학계, 그리고 관심있는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그리하여 이 수치스러운 백서가 이 땅에서 삼풍백화점 사건과 같은 붕괴참변을 영원히 추방하는 「교훈」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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