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뺀 순실종 3백명 넘을듯/직원·고객 구분안해 혼선가중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인한 사망·실종자수는 정확히 얼마인가. 붕괴사고 발생 16일째를 맞고 있는 14일 하오3시 현재 시신이 발견된 사망자 숫자는 2백74명. 그러나 실종자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 사고대책본부가 13일 새벽 실종자수를 두배 가까이 늘려 발표하는 바람에 정확한 실종자수 파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실종자수는 이번 사건의 전체 사망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일 뿐만 아니라 사후수습및 보상문제등 민감한 사안과 직접 맞물려 있어 자칫 부실하게 작성될 경우 적지않은 휴유증을 낳을 수 있다.
14일 하오 3시 현재 대책본부가 집계한 실종자수는 3백80명. 전날 본청과 서초구청의 실종자를 합산, 발표한 4백9명중 새로 시신이 발굴된 30명의 추가사망자와 이중신고자및 허위실종자로 판명된 16명을 빼고 새로 실종자로 신고된 17명을 더한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 서울시측조차 『3백80명은 관리대상 실종자』라고 말한다. 실제 실종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삼풍사고와 관련해 실종자라고 신고된 수치라는 뜻이다.
서울시측은 『시신이 발굴돼 정확하게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는 신고자가 자신의 가족이 삼풍사고로 실종됐다고 주장하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서울시는 심지어 『그동안 실사해본 결과 강원도 태백에 사는 맹인인데 지난 5월 아내가 가출, 서울의 백화점에 취직했다며 전화를 해온 뒤 소식이 없다느니 내딸이 삼풍백화점에 자주 놀러가는데 열흘째 소식이 없다는등 실종자 신고자체에 의심스런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또 부모님께 연락없이 시골친구집에 놀러갔다 돌아온 경우도 있었고 무전여행중인 대학생을 실종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최종 실종신고자가 발표된 13일 하루만해도 이같은 경우가 9건이었다.
삼풍백화점 직원의 경우에도 이중신고된 사례가 많다. 회사측은 회사주소와 만 나이로 신고한 반면, 가족들은 집주소와 우리 나이로 표기해 동명이인으로 기재되는 경우다. 이런 사례도 13일 하루에만 7건에 달했다.
실종자가족들은 그러나 서울시측의 실종자 집계숫자를 믿을 수 없다며 『우선 신원이 확실한 삼풍백화점 관계자와 정확한 수치파악이 힘든 일반고객 실종자를 분리, 신원미상의 시신이 나오거나 실종 숫자만큼 시신이 발굴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3일 하오 3시현재 사망이 확인된 삼풍백화점 소속 직원은 27명. 또 백화점에 매장을 개설해둔 회사에서 매장에 파견한 파견직원중 1백42명의 시신이 발굴됐다. 파견직원을 포함, 삼풍백화점 직원 사망자수는 1백69명으로 하오 3시현재 시신이 확인된 전체 사망자 2백74명의 61·7%를 차지한다. 나머지 1백5명(38·3%)의 사망자는 일반고객인 셈이다. 이같은 수치비율을 실종자 숫자에도 대입해보면 비교적 근사치의 실종자숫자를 파악할 수 있다.
13일 하오 3시현재의 삼풍백화점 직원 실종자수는 정식직원 21명, 파견직원 1백81명으로 모두 2백2명에 달한다. 사망자의 직원대 고객비율을 이숫자에 곱하면 고객가운데 아직까지 시신이 발굴되지 않은 실종자수는 1백26명이 된다. 결국 13일 하오 3시현재 실종자수는 3백28명으로 추정할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산술적 추계에 비추어 볼때 이번 붕괴참사로 인한 사망·실종자수는 모두 6백2명으로 추산된다.<박진용 기자>
◎피해차량 보상 어떻게 되나/“차보험 가입땐 해당사에 청구”/파손240여대중 절반정도가 가입/서류제출후 빠르면 1주일내 해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인한 차량피해의 규모와 그 보상은 어떻게 되나.
사고현장에서 피해차량 신고를 받고 있는 서울시 교통대책반에 13일까지 접수된 피해차량 수는 1백85대. 이중 붕괴되지 않은 B동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다 유리창이 깨지는등 손괴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차량 48대는 차주들이 이미 찾아갔다. 나머지 1백37대는 A동 지하 붕괴현장에 아직도 매몰된 상태로 추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삼풍측 관계자들에 의하면 사고당시 4백50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지하2·3층 주차장에 3백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붕괴된 A동 건물에 깔린 옥외주차장에도 80여대의 승용차가 있었다. 서울시 교통대책반에 신고되는 피해차량 수도 계속 조금씩 늘고 있어 정확한 피해규모는 파악하기 힘들다.
이들 피해차량에 대한 보상은 원칙적으로 삼풍백화점에 대한 민사상 손해보상 청구를 해야 하지만, 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의 차량보험에 가입돼 있을 경우 우선 보험회사에 대한 보상신청으로 가능하다.
보험감독원에 의하면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차량은 2백40여대로 이중 절반정도가 차량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자체집계됐다. 이들에 대한 보험지급액은 3억∼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보험 가입자들은 사고대책본부가 발급하는 피해사실확인원, 차량등록증구상권 권리양도증등 구비서류를 보험회사에 제출하면 빠르면 일주일내에 보상받을 수 있다. 구상권 권리양도증은 우선 보험회사에 구상권을 양도하고 나중에 보험회사가 삼풍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서류. 이 경우도 역시 사망·실종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나 이번 사고로 인한 여타 재산피해와 마찬가지로 한정된 삼풍의 자산에 대한 채권의 우선순위가 문제가 된다. 보상금지급이 최우선하고 삼풍직원들에 대한 급여·퇴직금 지급, 일반채권자에 대한 변상후 남는 자산이 보험회사가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차량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주는 삼풍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 보상받는 길을 찾아야 한다. 차량내에 있던 동산이나 장식물등도 마찬가지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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