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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유웨이 「대동서」(고전여행: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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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유웨이 「대동서」(고전여행:16)

입력
199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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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괴로움의 근원은 「경계」”/유가 이상사회 서구식 재해석/청말 개혁정책 이론적 근거로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서구적인 이상사회를 그렸다면, 캉유웨이(강유위·1858∼1927)의 「대동서」는 동양적 이상사회를 그린 책이다. 유가의 이상사회를 서구식 근대사상으로 재해석해 모든 차별에서 해방된 대동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자의 사상이 「대동서」중심에 자리잡고 있지만 노자와 장자의 사상에 뿌리를 둔 내용도 책의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캉유웨이가 27세 되던 해에 완성한 「대동서」는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 개혁론자들이 각종 개혁정책을 세우는 데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했다. 개혁론자들은 대동사상에서 민주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세계주의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총10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제1부에서 인간이 세상에서 느끼는 괴로움을 열거하고 이러한 괴로움의 근원은 「구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린다. 자연히 세상을 괴로움속에서 건져내는 것은 「구계」를 없애는 것이 된다. 나머지 9부에서는 바로 「구계」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그려보이고 있다.

▲국가사이의 경계를 없애 하나의 세계로 만들고(국계) ▲계급의 차별을 없애고(급계) ▲인종의 구분을 없애 인류를 하나로 만들고(종계) ▲남존여비사상을 없애고(형계) ▲가족제도를 없애 모두가 한가족이 되고(가계) ▲산업의 경계를 없애 생업을 공공화하고(업계) ▲불평등 불공평한 법을 없애고(란계) ▲인간과 동물의 구분을 없애 모든 생물을 사랑하고(유계) ▲괴로움을 벗어나 극락세계에 이른다(고계).

캉유웨이의 사상은 중국 사상의 전통과 현대를 가르는 분수령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저서인 「대동서」는 중국철학 사상사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동서」가 훗날까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캉유웨이의 정치적 역정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는 구미 열강들이 빠른 속도로 중국 진출에 나서자 1898년 광서제(덕종)를 설득해 개혁사업을 추진케 한다. 이른바 변법자강책이다. 황제의 명령으로 정부조직의 개편, 군사력 증강, 과거제도 개혁, 신식학교 개설등의 개혁정책이 선포됐다.

그러나 개혁정책은 서태후를 비롯한 보수세력의 즉각적인 반발로 인해 1백일 천하로 끝나버리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망명을 떠나야만 했다.<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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