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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입원 러시아대선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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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입원 러시아대선 새 변수

입력
199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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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불출마땐 후보들 “예측불허” 한판/대타에 체르노미르딘·리즈코프 등 거론돼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입원소식은 크렘린 입성을 꿈꾸어 온 러시아 대권주자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낭보」이다. 내년 6월 실시예정인 차기대통령 선거에 이미 공식 출마의사를 표명한 지리노프스키, 야블린스키, 루츠코이는 내놓고 함박 웃음을 지어야할 기분일 것이고 체르노미르딘총리도 표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처지다. 체첸사태 등으로 취임이후 최저의 인기도를 보이고 있지만 옐친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차기대권 주자였다. 그러나 심장질환에 따른 입원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드러난 이상 상황은 전과 같을 수가 없다. 만일 옐친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내년 대통령선거는 예측이 쉽지않은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다. 현재 차기대권경쟁에 나설 후보는 자·타천을 포함해 10여명에 이른다.

옐친이 불출마할 때 옐친진영에서 옐친의 대타로 나설 인물로는 현재 총리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57)이 꼽힌다. 하지만 그가 옐친진영의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옐친 측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체르노미르딘은 그동안 옐친의 측근세력인 고르차코프 경호실장, 일류힌 비서실차장, 로보프 안보위원회서기, 소스코베츠부총리 등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아 왔으며 심지어 최근까지 사무실을 도청당할 정도였다. 그의 정치적 시험무대는 연말 의회선거로 그가 최근 결성한 중도우파 정치세력 「나쉬돔로시야」가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그의 정치적 장래가 달렸다.

체르노미르딘이 의회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모스크바시장 유리 리즈코프(57)가 옐친의 후계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옐친의 신임이 높은데다 정치력과 행정능력도 겸비했고 산업계와 금융계는 물론 언론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으며 시민들로부터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약점이라면 모스크바 출신이어서 전국적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또 과거 소련시절부터 국가 최고지도자중 모스크바 출신이 없었다는 점도 그가 극복해야할 징크스이다.

유력한 후보로 경제학자이며 구소련 부총리를 역임한 그리고리 야블린스키(47)를 빼놓을 수 없다. 현역 정치인중 최고인기를 얻고 있는 그는 지나치게 서구지향적이며 전국적 조직이 없고 급진 개혁세력들간의 내분으로 힘이 분산되어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또 관료조직도 그를 호의적으로 보지 않고 있고 민족주의 세력들은 아예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민족주의 세력의 대표주자들로는 자유민주당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49)와 전부통령 알렉산데르 루츠코이(47)가 있다. 이들 모두 현정권과는 적대관계에 있고 서로 상대방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대중 선동에 능한 지리노프스키가 유세전에서 맹활약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아직도 50만명의 당원을 갖고 있는 공산당의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51)도 구소련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세력들과 연금생활자 등 옐친의 개혁정책으로 소외된 세력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결코 무시못할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전역한 제14군 사령관 알렉산데르 레베드(45)도 군부내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차기대선에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조직이나 정치세력과의 관계가 없는 것이 큰 약점이긴 하나 강력한 리더십등을 무기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이외에도 전총리대행 예고르 가이다르(39), 전소련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64)도 입후보할 것으로 보이나 당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옐친의 건강문제로 인한 출마여부에 따라 차기 대선 판도는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으며 이미 러시아정국은 그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물밑탐색이 한창이다. 이번 옐친의 갑작스런 입원은 선거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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