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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점 마네킹에 구조 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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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점 마네킹에 구조 큰 차질

입력
199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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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팔이다” “작업중지” “또 속았구나”/“일일이 확인하느라 시간 허비” 속태워13일 상오 11시께. 2명의 기적적인 구조가 이뤄진 삼풍백화점 A동 매몰현장 중앙부분에서는 『작업중지』라는 구조대원의 외침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구조대원이 여자의 팔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한 것이다.

모든 중장비의 작동을 중단시킨 구조대원들은 「제3의 생존자」에 대한 기대로 조심스럽게 물체에 다가섰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콘크리트더미와 철근을 헤쳤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또 속았구나』하는 허탈감만 안고 돌아서고 말았다. 여자의 팔로 보였던 그 물체는 디스플레이용 마네킹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네킹 때문에 작업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붕괴된 삼풍백화점 A동은 의류매장이 많아 또다른 생존자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는 구조대원들을 애먹이고 있다. 구조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1∼3층에는 수입의류와 숙녀복 신사복매장등 의류매장이 집중돼 있어 최소한 7백여개의 마네킹이 콘크리트 더미속에 묻혀 있는 것으로 대책본부는 추정하고 있다.

지상으로 노출된 마네킹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콘크리트 틈이나 구멍속에 깔려있는 마네킹은 사람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일일이 확인하다보면 작업은 자꾸만 늦어지고 생존자 찾기에 마음이 급한 구조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대책본부도 마네킹이 구조작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성동소방서 119구조대원 김종산씨는 『혹시라도 있을 생존자의 구조와 시신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의심나는 물체를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마네킹에 현혹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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