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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수교 막후주역

입력
199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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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지압장군­전쟁당시 총사령관 지낸 혁명가/미국 맥케인 의원 ­포로경험도… 91년부터 물밑작업미·베트남 수교와 관련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두명의 인물이 있다. 베트남의 보 구엔 지압(83)장군과 미국의 존 매케인(55)미상원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베트남전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양국수교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아끼지 않았다. 말하자면 수교의 두 막후 주역이라고도 할수 있다.

반불 식민지 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압은 베트남전에서 월맹군을 지휘, 세계 최강의 미군이 결국 손을 들게 만든 장본인이다. 또 매케인은 전투기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격추돼 7년간 포로생활을 하면서 혹독한 고문을 당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20여년전 정반대의 입장에 섰던 두 사람이 양국의 화해를 위해 같은 길을 걷게된 것은 과거 그들이 국가를 위해 싸웠듯이 국익을 위해서는 구원을 묻어야 한다고 생각했기때문일 것이다.

지압은 1954년 디엔 비엔 푸에서 프랑스군을 무찔러 베트남 독립을 결정적으로 앞당긴 일세의 전략가로서 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과학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압은 고교시절부터 베트남청년혁명당에 뛰어들어 활동한 골수 공산주의자. 일생을 반제국주의 독립투쟁에 바친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인생은 고통과 영광으로 점철돼 있다.

1912년 열렬한 반식민주의 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지압은 30년대말 하노이의 탄롱 국립고등학교에서 역사학 교사를 지냈다. 그와 함께 인도차이나 공산당에서 활동한 아내 민 타이와 처제가 프랑스당국에 체포돼 감옥에서 목숨을 잃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지압은 45년 호치민과 함께 프랑스군을 몰아낸 후 부총리와 국방장관, 군총사령관을 겸직하면서 남베트남(월남)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75년 통일 후 82년까지 공산당 정치국 정위원을 지냈다.

80년대 말부터 『미국은 베트남의 재건을 도와야 한다』며 지속적인 대미유화 제스처를 보내온 그는 올해 초 미포드재단의 주선으로 베트남전 당시 미국방장관인 맥나마라와 함께 양국 상호방문 초청을 받아놓고 있는 상태다.

매케인 의원은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 67년 하노이 상공에서 격추당해 심한 부상을 입고 체포돼 73년까지 포로생활을 한 바 있다. 당시 매케인은 베트남군에 고문을 당해 어깨가 부러지기도 했다.

85년 이후 6차례 베트남을 방문한 그는 91년 부시 행정부가 대베트남 관계개선을 시도할 때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역설적이게도 이같은 이유로 베트남에서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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