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자체개발 득없다” 연구외면/영세업체 판권 헐값매입 강제유통 횡포도국내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멀티미디어타이틀을 제작하기 보다는 외국산의 수입에 치중하고 영세 개발업체들의 판권을 헐값에 매입해 유통시키는 등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2년 삼성나이세스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멀티미디어타이틀사업을 시작했으나 그동안 자체개발한 CD롬은 「꿀벌의 세계」와 「나의 작은 이야기책」「갯벌은 살아있다」 등 5∼6개에 그치고 있다. 반면 미·일에서 수입하거나 중소업체로부터 판권을 사들여 삼성 브랜드로 판매하는 CD롬은 「엘시드」「트윈스」등 게임타이틀부터 「하이퍼플래닛」등 교육용에 이르기까지 30여종에 이른다. 쌍용, SKC, 대우 등 대기업들도 모두 비슷한 실정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CD롬중 80%가 수입제품이며 이중 70%를 대기업이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월트디즈니 루미나리아 마인즈케이프 NEC 등 해외대기업과 제휴, 수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어서 국내업계의 국산타이틀 개발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개발인력을 두고 자체개발을 하느니 선진국의 잘 만들어진 상품을 수입하거나 협력업체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일괄구매해서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수입 또는 판권을 매입한 타이틀을 중소유통업체들에 몇천개씩 할당해 떠넘기는 「밀어내기」식 판매를 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으면 곧장 유통업체나 개발업체로 돌리는 등 자사상표를 부착한 제품에 대해 무성의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품질을 이유로 유통을 거부하면 잘 팔리는 제품도 공급을 줄이는 등 보복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떠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김수연 기자>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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