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고인 삼풍백화점 대참사의 잿더미속에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최명석군의 11일만의 생환은 그야말로 기적적이다. 어떻게 지옥같은 콘크리트더미속에서 그 오랜시간을 견뎌 그토록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나올 수 있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그의 구조는 그동안 가슴을 졸여온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전국민에게 쾌보가 아닐 수 없다.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희망을, 국민에게는 모처럼의 웃음을 안겨주었다.
먼저 11일 2백30여시간동안 자포자기하지 않고 죽음과의 싸움을 이겨낸 최군의 정신력에 찬사를 보낸다. 대화를 나누던 2명이 하룻만에 익사한 후 죽음이 바로 옆까지 찾아 온 칠흑같은 어둠속에서도 홀로 물과 종이상자만을 먹으며 죽음의 공포를 물리친 용기와 침착성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최군의 구출은 그냥 기적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인간 생명의 한계와 맞싸운 그의 투혼의 승리이자 어떤 역경에서도 투지를 잃지않으면 살아 남을 수 있는 인간 능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최군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인내심과 노력 또한 모범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사고가 나던 날부터 자원봉사로 구조대에 참여하여 한사람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해 애썼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
최군의 구출은 구조대의 개가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극적인 생환을 지켜보노라니 수많은 아쉬움과 함께 분노가 되살아난다. 그동안 구조체계가 부실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인명을 살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71시간만에 구조됐다가 사망한 이은영씨나 어머니의 품밑에서 아무 상처없이 죽은 윤난희씨의 어린 딸등은 너무나도 안타까움이 남는 대표적인 예다.
지금부터라도 구조체계를 정비, 이번 구조로 생존의 가능성이 높은 실종자를 구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 실종자가 확인될 때까지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제2의 최군」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최군의 기적적인 구조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 생명의 고귀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군의 끈질긴 생의 투쟁과 생환은 하나의 본보기라고 할 것이다. 이처럼 존귀한 생명을 다루고 구조하는데 부실이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최군의 생환이 보여준 인간생명의 존귀함은 인명 경시에서 비롯된 삼풍백화점 참사같은 안전사고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것인가를 말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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