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사회와 북한의 거리감이 점차 좁아져가고 있다. 오가는 발길이 갈 수록 늘어나면서 긴 세월 닫혔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은 열려가는듯 하다. 만나면 서로 사상적이고 체제적인 이야기보다는, 이산가족상봉이나 사업협력, 그리고 종교 및 문화 체유교류등 실질적인 문제를 화제로 삼기를 좋아한다.요즈음 로스앤젤레스동포들은 마음이 넉넉하다. 한국이 파격적으로 북한에 쌀을 보내준 것이 흐뭇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경수로문제를 합의한 것도 기뻐하고 있다. 점차 북한을 「가까운 나라」로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서점에 가서 북한책을 사서보는 교포가 늘어간다. LA불고기집을 평양에 내고 싶어하는 이도 있고, 북한영화를 들여다가 상영하려는 사업가도 있다.
이제 유난히 북한관계행사가 많이 개최되는 곳이 LA가 돼버렸다. 지난 6월26일 북한교계 및 예술인 해외동포관계자등 9명이 미주지역순회방문길에 LA에 왔다. 두번째로 LA를 찾은 강영섭조선기독교연맹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이들 일행은 조국통일희년대회, 통일음악회, 통일심포지엄, 통일십자가접목등 행사를 한국에서온 대표들과 함께 의미있게 치렀다. 뒤이어 미주청년과 재일거류민단청년 조총련청년등 80여명이 세계한인연대대회를 갖고, 「민족애로 서로 뭉치자」는 결의를 했다.
오는 8월7일과 8일 「95한반도 통일에 관한 국제학술토론회」가 LA에서 열린다. 한반도통일연구회(회장 장민웅)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 중국 러시아 일본등 10개국대표 38명이 「21세기와 통일」에 대해서 발표한다. 9월에는 남북불교인대회, 10월에는 남북한체육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LA는 이제 남북한 화해 및 교류의 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포들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쏟았던 마음을 이제는 통일을 위해 바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한 교포인사는 『우리는 지금 통일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리지만 언젠가는 큰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물론 이산가족문제등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남가주를 방문했던 전경남 해외동포원호위원회부위원장은 『이산가족의 방문폭을 넓히지는 못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영섭 단장은 『아직도 복수심과 적개심을 버리지 못한 동포를 보았는데 그래가지고는 통일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말했고, 해외동포영접총국 정민부 국장은 『미국땅이지만 손을 잡아보니 내핏줄 내 동포였습니다. 손을 잡아보니 긴말이 필요 없었습니다』고 만남을 반가워 했다.
김구 선생은 『나라를 통일하려면 먼저 마음의 38선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래야 땅의 38선을 허물고 통일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라고 연설했었다.
남북동포들이 광복과 분단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축하행사의 의미보다는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승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남북이 순수한 뜻에서 치르는 작은 행사라도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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