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특혜주도·건설부 들러리 “의혹”/매장면적 당초의 2배 이상 내인가서울시/교통대책 검토없이 일사천리 승인건설부삼풍측의 로비·특혜의혹이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에까지 번지고 있다. 삼풍측은 당초 아파트지구였던 백화점 터를 지구중심지구로 지정받아 백화점 건립이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한 삼풍측의 로비·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86년 5월2일 영동아파트 3지구내 이준 회장 소유 아파트부지를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지구중심」으로 지정해 주었다. 삼풍측은 이로써 이 부지에 아파트대신 백화점을 지어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아파트지구개발 기본계획 규정상 아파트지구내 소지구가 3개이상일 경우 1개의 지구중심지구를 지정할 수 있으나 입지조건상 아파트지구 전체주민들의 생활편익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삼풍백화점 부지는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지구중심 지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삼풍백화점 부지는 지구중심지정에 관한 규정이 생긴지 3년이나 지난뒤 지정됐다. 아파트용지를 상업용지로 바꿀 경우 생기는 엄청난 개발이익을 노린 삼풍측의 집요한 로비와 서울시의 특혜의혹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또 도·소매업 진흥법상 백화점 등 시장개설 내인가는 건축허가전에 나야 하는데도 삼풍백화점은 이와는 반대로 건축허가(87년 7월27일)를 먼저 받고 1년 뒤에야 내인가(88년 12월5일)를 받았다. 서울시측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조치였다.
삼풍측이 매장 확장을 위해 서울시를 상대로 벌인 로비흔적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는 삼풍측이 매장을 2만㎡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92년 7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상정토록 해달라며 신청하자 1차 반려했다. 그러나 93년 6월 삼풍측이 재신청하자 실무회의 검토를 거쳐 수도권정비위원회에 또다시 상정했다. 그러나 삼풍측의 매장확장안은 94년 1월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재차 보류됐고 6개월뒤 과밀부담금제도가 생기며 수도권정비위원회를 거치지 않아도 매장확장이 가능케 되자 서울시는 삼풍측에 1만3천㎡의 매장확장을 내인가해 주었다. 이로써 삼풍백화점의 매장면적은 당초보다 2배이상 늘어나 그자체로 엄청난 특혜를 누리게 됐다.<정진황 기자>정진황>
▷건설교통부◁
삼풍백화점 터의 지구중심지구 지정 당시 건설부 주택국장이었던 유상열 현 건교부 차관은 『서울시가 제출한 아파트지구개발 기본계획변경안을 검토한 결과 삼풍백화점 부지가 있는 영동32주구(지구보다 작은 단위)가 영동3지구의 중심이라는 서울시 의견이 적합하다고 판단돼 이를 승인했다』며 『지구지정은 국장 전결사항이기 때문에 장관(이규호)에게 보고하지 않고 직권으로 처리했다』고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건설부는 서울시의 변경 신청이 있은지 12일만인 86년 4월24일 서울시의 용도변경안을 승인했고 이에 따라 삼풍백화점 건립이 가능할 수 있었다. 이 기간에 과연 중심지구지정에 필요한 현지답사와 중심지구지정의 필요성 검토작업등을 마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구중심지구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 교통혼잡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각종 이권이 개입돼 섣불리 지구지정을 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미 예정된 수준에 따라 도장찍는 역할만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건교부는 특히 3개 주구에 1개 중심지구를 지정할 수 있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삼풍백화점부지가 있는 영동32주구가 개발되기 이전에 이미 아파트가 들어서 있던 영동지구의 3개주구에는 중심지구를 지정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삼풍백화점 부지만 지구중심지구로 지정한 점에 대해 최종 승인권자로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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