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시신 발굴 늦고 보상협의도 무성의” 화살/“상시적으로 의견 청취·반영창구도 없다” 불만삼풍백화점 붕괴참사에 피붙이를 잃은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발생 10일째가 됐지만 큰 진척이 없는 구조작업과 사고대책본부의 무성의에 더욱 애가 타고 있다.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대책본부의 통보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가능성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구조대의 손길이 하루 빨리 지하에 닿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매몰된 가족이 숨졌더라도 시신이나마 무더위와 중장비에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발굴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실종자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부패되거나 불에 탄 채 발굴된 시신을 본 유가족들이 대책본부로 몰려가 늑장 구조와 무성의한 시신처리에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장마비가 내리면서 실종자가족들의 절망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대책본부는 7일에야 뒤늦게 장의사 10명을 현장에 투입, 119 구조대와 한조로 시신발굴 이후의 처리를 돕도록 했다. 장의사들은 시신이 발굴될 때마다 현장에서 즉시 염을 하고 망자낭에 시신을 담아 병원으로 이송했다.
실종자 가족들과 대책본부의 마찰은 이것 뿐이 아니다. 대책본부는 시신발굴작업을 조속히 끝내기 위해 A동 엘리베이터 타워의 철거를 설득하고 있지만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철거기간에 작업이 중단돼 시신이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상하게 될 우려가 크다』며 반대, 난항을 겪고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시신이 확인돼 장례까지 마친 유가족들은 보상문제등 사고수습을 효율적으로 논의할 상설창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가족들과 유족들은 7일 대표 10명을 선임, 대책본부를 찾았으나 실랑이만 벌이고 돌아오고 말았다.
실종자대표들은 『대책본부에 유족이나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상시적으로 듣고 반영하는 창구가 전혀 없다』며 『창구만 마련되더라도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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