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소극적태도로 선회… 기대만큼 성과 없어/김수환 추기경·월주 총무원장 방북「남북희년 공동예배」 개최 등 불투명광복 5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던 종교계의 남북교류움직임이 기대와 달리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남한측 종교계에서는 최근 소극적으로 돌아선 북한측 태도에 의아함을 나타내면서 진의를 파악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한정부의 지원 역시 부족한 것으로 종교계는 아쉬워한다. 불교의 경우 지난 5월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월주 조계종총무원장과 박태호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등이 오는 20일∼8월5일 월주총무원장을 비롯한 남한측 불교인들의 북한방문에 합의, 정부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더 이상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봉 태고종총무원장, 법타 조계종총무부장등 불교계 인사들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동경)에서 방북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측의 황병대 조선불교도연맹부위원장, 유성철 상무위원등과 회담을 가졌지만 북측으로부터 개별초청장이 전달되지 않았고 베이징에서 합의된 내용의 재확인수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담은 재일본한민족총연합회와 재일본조선불교도협회가 주최한 「8·15 광복 50주년 조국통일기원, 희생동포위령 공동법요식」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개신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조선기독교도연맹이 지난 3월 일본 교토(경도)에서 세계교회협의회의 주관아래 회담을 갖고 8월15일 판문점에서 「남북희년 공동예배」를 갖기로 합의했으나 판문점행사는 불허한다는 우리정부 입장과 진보·보수교단간의 이견으로 성사전망이 불투명하다. 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등은 희년공동예배를 범교단 차원에서 성사시키기 위해 진보·보수교단이 연대키로 결정했으나 최근 대북 실무접촉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한기총측이 빠지자 정부에서 북한주민접촉 승인신청을 불허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KNCC측은 남북 민간교류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도 지난 2월 미국을 방문중이던 조선천주교인협회 장재철 위원장이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남한 사제들의 북한방문 희망을 밝혔을때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지난 5월 중국교회 방문차 베이징에 간 서울대교구 최창무 주교가 당초 예상과 달리 북측 종교인들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남북천주교의 교류시도도 일단 답보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 일각에서는 평양교구가 서울대교구 관할권에 소속돼 있는 조직체계등에 대해 북한천주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의 진보단체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함세웅 신부등 공동대표 4인)의 남북한 공동종교행사 개최를 위한 회담이 지난 5월 이후 두 차례 연기된 바 있고 개신교의 홍정길 목사등 4명과 천주교의 김상진 신부 등 4명도 정부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방북을 추진했으나 결국 북측의 소극적인 자세로 실현되지 못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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