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쿠르드소탕 재개/탄수 실레르 터키 총리(뉴스 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쿠르드소탕 재개/탄수 실레르 터키 총리(뉴스 메이커)

입력
1995.07.08 00:00
0 0

◎취임후 줄곧 강경… 국내정책도 “개혁의 칼”/남편에 자신의성 강요 회교국의 여권론자「강철의 미소를 지닌 여장부」

탄수 실레르 터키총리(49)가 쿠르드족에 대한 공세의 칼을 다시 빼들었다. 6일 터키군이 이라크북부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 반군 소탕작전을 재개한 것이다.

이번 월경작전은 실레르총리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3월 이라크내 쿠르드족에 대한 1차 공세때 투입했던 3만5천명의 병력을 「인권탄압」이라는 세계의 비판여론에 밀려 철군하면서 그가 내놓았던 경고는 『쿠르드노동당(PKK)게릴라들이 새로운 진지를 구축한다면 다시 군대를 투입하겠다』였다. 그리고 그는 이를 실천에 옮겼다.

쿠르드족 게릴라들이 국경을 넘어 터키군 진지와 민가를 공격한 데 이어 터키군의 이번 공세가 시작됐다는 정황으로 볼때 실레르 총리는 PKK의 준동이 다시 시작됐다고 판단한 듯 하다. 갈색머리에 서구적 미모를 갖춘 이 여성총리의 배짱앞에 세계최대의 유랑민족인 쿠르드족의 독립열망이 커다란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레르 총리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총리, 베굼 칼레다 지아 방글라데시아총리에 이어 93년 6월 회교국가에서는 3번째로 여성총리에 선출됐다. 여성의 사회할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회교국가에서 단신으로 정치판에 뛰어든 그는 대쿠르드족정책에서 보듯이 총리취임 후 지금까지 안팎으로 강골의 명성을 드날리고 있다. 회교권국가에서 탄생한 미모의 여성총리에게 찬사를 보냈던 서방국가들도 이제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국내정책 또한 대담무쌍하다. 정부지출삭감, 공공요금의 대폭인상, 국영기업의 민영화, 증세등 그의 정책은 개혁 일색이다. 그가 휘두르는 개혁의 칼날에 「피를 본」 재계등 기득권층의 반발에도 실레르총리는 무릎을 꿇지 않고 개혁의 강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시절 사귀던 현재의 남편(사업가)과 17살때 결혼한 그는 이슬람적 사고와 서구적 가치관이 혼재하는 터키에서 서구노선을 대표하는 진보주의자. 결혼한 남편에게 자신의 성을 강요했을 정도로 회교권에서는 보기드문 여권주의자이기도 하다.

실레르는 미예일대학과 코네티컷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미국박사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등에 업고 지난 89년 현 술레이만 데미렐대통령의 총리 재임때 정계에 입문, 경제부장관 국무장관을 거쳐 정계입문 4년만에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초 터키 경제가 화폐 리라화 폭락등으로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정치적 곤경을 겪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그가 이끄는 정당인 「진리의 길」지지도가 뚝 떨어진 반면 이슬람근본주의 정당인 복지당이 인기 1위로 오르면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과연 그가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터키땅에 공화국 수립」을 목표로 투쟁하고 있는 쿠르드족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상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