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결자해지다. 맺은 사람이 풀어주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등 수도권 신도시는 전원적인 위성도시로서 공해와 과밀이 없는 신흥도시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아파트입주가 시작된지 불과 6년도 못돼 5개신도시 4천1백50개동 28만세대가 삼풍백화점붕괴를 계기로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와 공포에 휩싸여 있다.
특히 서울올림픽이 개최됐던 88년 이후부터 91년중반까지 사이에 건설됐던 아파트등 집단주택은 당시 정부의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에 따른 동시다발적인 초집중식 주택건설로 자재난, 인력난, 시간부족등 3난으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공사의 부실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지적돼 왔다.
국산건자재의 부족에 따라 질이 처지는 중국산시멘트, 태국·터키·파키스탄산 철근에다 모래까지 부족하여 제대로 세척되지 않은 바닷모래를 마구잡이로 쓴 것으로 전해져 왔고 레미콘도 함량미달인 것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기준에 미달하는 건자재나마 규정대로 투입되지 않았고 짧은 공기에 쫓겨 타설된 시멘트의 양생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비일비재였다는 것이다.
신도시 아파트의 부실공사의 개연성은 입주자들의 산더미같은 하자보수요구등으로 봐 충분히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삼풍백화점의 붕괴가 신도시주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도시의 아파트들이 얼마나 불안전한지 권위있는 조사에 의해 밝혀진바가 없다.
이제 인구 1백50여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5개 신도시 주민들을 계속 불안과 공포에 묶어 둘 수는 없다. 여기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 신도시 아파트건설에 참여했거나 해오고 있는 대형 건설업체들이다.
분당등 신도시건설에는 50여개 건설업체들이 참가했고 이들의 대부분은 재벌그룹 소속 건설업체들이다. 현대건설, 대우, 동아건설, 삼성건설, 대림산업, LG건설, 선경건설, 쌍용건설, 우성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코오롱건설, 극동건설, 벽산건설, 한진건설, 한신공영, 태영, 롯데건설등 상당수가 30대재벌그룹의 계열사다.
공사의 부실여부나 부실의 폭과 깊이는 누구보다도 시공건설회사가 가장 잘 알수밖에 없다. 재벌계의 대형건설사들이 자신들이 시공한 아파트등 공동주택에 대해 우선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입주자대표회의에 통고하되 하자가 있는 경우 규정대로 당연히 보수책임을 져야 한다.
대형건설사들이야말로 기술력이 충분해 짧은 기간안에 정밀안전진단을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재시공의 용의까지 있어야 한다. 대형건설사들이 재벌그룹의 명예까지 걸고 법적책임에 앞서 도의적 책임을 감수해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또한 바로 부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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