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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구조·구난대책/박정태 사회2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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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구조·구난대책/박정태 사회2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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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정확히 보름전인 지난달 14일 내무부에는 구조구급과라는 새로운 과가 생겼다. 작년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이후 과신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가 아현동 가스기지 폭발사고와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가스폭발사고등을 겪은 뒤에야 만들어진 부서이다. 구조구급과의 목적은 대형 재난사고 발생시 인명구조활동을 지휘하는등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종합청사 19층에 마련된 사무실을 찾아보면 얼마나 급조된 부서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8명의 직원이 있지만 과장 1명, 계장 3명, 여사원 1명을 빼면 담당직원은 3명뿐이다. 내무부가 총무처에 인력충원을 요구했지만 난색을 표시해 결국 소방학교의 교관 5명과 소방국의 기존 3개과에서 1명씩 차출했다. 재정경제원에서는 신규 예산 책정을 거절, 책상과 의자도 버려진 것을 주워와 사용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현장에서 연일 철야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119구조대의 처지도 비슷하다. 내무부에서는 전국의 소방서 1곳마다 1개대씩 모두 1백15개대의 119구조대를 두기로 했었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119구조대는 55개대 뿐이다. 인력구성도 전문 구조인력보다 일반 화재진압요원중에서 차출한 비전문인력이 더 많다. 구조·구급대의 확충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89억원의 국가예산을 지원해 주기로 했지만 아직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사고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펼치는 119구조대원을 생각하면 자괴감마저 듭니다. 교대도 없이 속옷조차 못 갈아 입고 구조작업에 나서야 하는 소방대원의 현실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난리지만 지나고 나면 항상 속은 느낌이에요』 역시 일주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구조구급과의 한 직원은 『이런 불만이 나가면 또 내년 소방예산이 깎일까 겁난다』며 싱거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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